[김은정의 기업워치]코로나보다 건설업황이 더 두려운 동국제강

입력 2020-06-18 09:51   수정 2020-06-18 09:53

≪이 기사는 06월17일(06:51)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좀체 살아나지 못하는 건설업황에 동국제강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과정에서 건설업황에 실적이 좌우되는 봉형강 매출 비중이 늘고 있어서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의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 비중을 보면 봉형강 50.5%, 냉연 32.0%, 후판 14.2%, 기타 3.3% 등으로 구성돼 있다. 동국제강은 1954년 설립된 국내 최초 전기로 제강사다. 국내 3위 제강 능력을 갖춘 철강사이기도 하다. 철근과 형강 등 봉형강을 주력 제품으로 하고 있다. 2015년 계열사인 유니온스틸과 합병해 아연도강판과 칼라강판 등 냉연판재류 사업 부문이 추가됐다.

봉형강은 내수 경기에 민감한 건설업, 냉연판재류는 가전·건설업, 후판은 수출의존형인 조선업이 주요 수요 산업이다. 과거엔 봉형강, 냉연판재류, 후판의 매출 비중이 비슷했다. 사업 위험이 분산됐다는 의미다. 하지만 후판 부문의 수요 위축과 시장 점유율 하락 등을 이유로 동국제강이 공장을 폐쇄하면서 봉형강과 냉연판재류 중심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됐다. 후판 부문이 축소되면서 자연스럽게 건설업 의존도는 높아졌다.



정익수 한국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2010년 전후로 동국제강 매출의 50% 이상을 점하기도 했던 후판 부문이 조선업 침체와 현대제철의 물량 확대 등으로 매출이 빠르게 줄었다"며 "이 때문에 후판 부문을 축소해 건설 경기에 영향을 받기 쉬운 봉형강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져 사업안정성에 부담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타격은 덜한 편이다. 하지만 건설투자는 수년째 감소하고 있다. 중단기적인 국내 건설업황 전망도 좋지 않다. 전문가들은 건설업황 침체로 봉형강과 판재류의 판매량 둔화와 영업수익성 악화를 점치고 있다.

다만 보수적인 투자정책 덕분에 잉여현금흐름 창출 기조는 유지될 전망이다. 동국제강은 2015년 이후 보수적으로 설비투자를 유지하면서 운전자금 감축과 자산매각 등으로 잉여현금흐름을 창출하고 있다.

2008년 이후 당진 후판공장, 인천 철근공장, 페럼타워 건설 등으로 연결 기준 순차입금이 빠르게 늘었다. 2008년 2조3000억원이던 순차입금은 2014년 말 4조4000억원으로 뛰었다. 이후 페럼타워 등 유형자산과 투자부동산을 팔고 포스코 등 매도가능금융자산과 페럼인프라 지분을 매각해 유동성을 확충했다. 확보한 유동성으로 차입금을 축소해 올 3월 말 기준 순차입금은 2조1000억원으로 내려왔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이미 대규모 보유자산 매각이 이뤄져 재무적 융통성은 상당 부분 소진됐다고 평가했다. 추가적인 재무적 대응능력이 제한적이라는 얘기다. 올 3월 말 기준 동국제강은 별도 기준 유형자산을 3조1000억원 가량 갖고 있지만 대부분 담보설정이 돼 있다.

이영규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재무적 융통성이 제한적이지만 우수한 시장지위와 운영 효율성, 수익성 위주의 판매전략을 감안할 때 적정 수준에서 이익창출능력을 방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현재 동국제강의 장기 신용등급으로 BBB-를 부여하고 있다. 투자 적격 등급의 가장 하단에 위치해 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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