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모든 위기 9월로 미뤄놨다"는 금융위원장의 토로

입력 2020-06-18 18:06   수정 2020-06-19 00:07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그제 한경 밀레니엄포럼에서 “모든 위기를 9월로 미뤄놨을 뿐”이라고 토로한 것은 새삼 코로나 위기의 본질을 생각하게 한다. 그는 “대출과 보증의 만기 연장이 끝나는 9월이 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벌써 고민”이라고 털어놓았다.

정부가 지난 3월 각종 금융지원책을 내놓을 때는 코로나 사태가 대략 6개월 정도면 끝날 것으로 예상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현재 은행연체율과 부도율이 안정적인 것은 모든 대출과 보증이 오는 9월까지 자동 연장되도록 했기 때문이지만 이후 어떤 사태가 올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우려다.

은 위원장의 지적대로 최근 금융시장은 겉으로는 별 탈 없어 보인다. 특별히 자금난을 겪는 금융회사가 있다는 소식도 안 들리고, 증시는 코로나 위기 전 수준을 거의 다 회복했다. 환율도 다시 안정세다. 하지만 이는 일시적 모습일 뿐, 위기는 여전히 진행형이라는 지적인 셈이다.

그는 특히 현재 상황이 “예측하지 못한 일이 발생하는 ‘블랙스완’을 넘어 ‘네온스완’(절대 발생 불가능한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는 표현까지 썼다. 상대적으로 위기대응 능력이 낮은 증권사 등 비은행 금융회사들의 유동성 리스크가 불거질 경우 미증유의 위기가 올 수 있다는 경고다.

정부는 물론 금융회사와 기업을 비롯, 모든 경제주체가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되는 이유다. 코로나만 해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2차 대유행 우려가 점차 현실화하고 있다. 다소 해이해진 경계의식이 이런 결과로 이어진 것이다. 똑같은 일이 실물부문은 물론 금융산업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정부는 사태의 장기화에 대비해 ‘175조원+α’ 규모의 코로나 금융지원 외에 추가적인 후속 대책도 준비 중이라고 한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는 여전하고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아무도 알 수 없다. 특히 코로나로 직격탄을 맞은 서비스업의 위기가 이제는 반도체 자동차 등 제조업으로도 본격 번지고 있다. 실물과 금융이 톱니바퀴처럼 물려 있는 점을 감안하면 금융시장 불안은 언제든 현재화할 수 있다. 나라 밖에서도 코로나 재확산 조짐이 뚜렷해지는 요즘이다. 북한마저 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어 이래저래 경제·금융 환경이 예사롭지 않다. 정부도 국민도 다소 느슨해진 마음을 다시 다잡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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