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역사·문화·사람으로 풀어낸 '실크로드의 신비'

입력 2020-06-18 18:16   수정 2020-06-19 03:06

유홍준 명지대 미술사학과 석좌교수가 실크로드 답사 대장정을 마쳤다. 《나의문화유산답사기 중국편》 1~2권에서 실크로드를 찾아 시안에서 시작해 하서주랑과 둔황을 거친 유 교수는 《중국편 3:실크로드의 오아시스 도시》에서 타클라마칸 사막과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오아시스 도시들을 순례한다. ‘서유기’의 현장법사(삼장법사)와 손오공이 불경을 찾아 지나간 길, 고대 동서문명 교역의 중심으로 탐스러운 과일과 고고학 보물들이 넘쳐나는 지역을 지나며 저자는 “실크로드 답사는 내 인생에서 가장 감동적인 여행이었다”고 말한다.

유 교수는 한족 중심의 중국사에 밀려 소외됐던 신장위구르자치구를 중국 편의 출발점으로 삼은 것은 이곳이 수천㎞에 달하는 고대 중요 동서교역로인 실크로드의 진수이자 요충지였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중국 편을 시안이나 뤄양부터 썼다면 자칫 중국사 전체를 한족 중심의 중화주의적 관점으로 휩쓸려 보게 됐을 것”이라며 “이번 책을 통해 서역이라 불리며 중국 통치 범위 바깥에 있던 곳의 역사를 먼저 끌어안아 이야기함으로써 한족 역시 55개 민족 중 하나라는 걸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유 교수와 답사 일행은 화염산을 배경 삼아 수려하게 펼쳐진 석굴사원인 베제클리크석굴과 대형 고대 도시와 무덤이 있는 투르판부터 키질 석굴과 쿰투라석굴, 수바시 사원터 등 신장 지역 불교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오아시스 도시 쿠차 등을 지난다. 이후 ‘살아서 돌아올 수 없는 곳’이라고 불리는 타클라마칸 사막을 종단한 뒤 남로를 달려 중국 실크로드 서쪽 끝에 있는 카슈가르에서 대장정을 마친다.

저자는 실크로드 주요 지역과 유물, 풍광 곳곳을 실감나게 그려내며 역사와 문화, 사람, 자연이 어우러진 실크로드의 신비함을 전한다. 그는 “타클라마칸 사막과 천산산맥은 내가 갖고 있던 자연에 대한 상상력을 뛰어넘은 곳이었다”며 “무엇보다 사라진 실크로드의 고대 국가들을 통해 국가를 갖지 못해 겪는 민족의 설움이 얼마나 큰지, 나라와 역사를 지키고 있는 우리가 얼마나 행복한 민족인지 되돌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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