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정의 기업워치]성장 멈춘 효성캐피탈, 주력인 설비금융 되살릴 수 있을까

입력 2020-06-19 11:28  

≪이 기사는 06월18일(11:04)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설비금융 '강자' 효성캐피탈의 시장 입지가 점차 좁아지고 있다. 건설·제조업황이 살아나지 못하면서 주요 고객인 중·소형 업체의 설비금융 수요가 위축되고 있어서다. 수익성을 방어하기 위해 빠르게 늘린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으로 인해 이익변동성만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효성캐피탈의 설비금융 부문 영업자산은 2013년만해도 1조3300억원이었지만 올 3월 말 기준으로는 8500억원까지 줄었다. 설비금융은 효성캐피탈의 주력 사업이다. 설비금융은 공작기계와 산업재, 의료기기, 특수장비 등의 구매금융을 제공한다. 소비자의 요구에 따라 할부, 리스, 대출 등 금융 형태는 다양하다. 산업기계와 공작기계 리스는 효성캐피탈의 사업 경쟁력을 높이는 '효자 사업'이었다.

하지만 건설·제조 등 전방산업이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데다 주요 고객인 중·소형 업체의 경영 환경까지 나빠지면서 설비금융 영업자산이 점차 감소하고 있다.

효성캐피탈의 올 3월 말 기준 영업자산 구성을 보면 설비 관련 구매금융 38%, 중고차 중심의 자동차금융 11%, 주택금융 등 리테일(소매)금융 17%, 기업금융과 부동산 PF가 각각 4%, 15%다. 투자금융도 15%를 차지하고 있다. 설비금융의 비중은 2015년만 해도 전체의 절반을 웃돌았지만 계속 낮아져 30%대로 주저앉았다.



다른 사업 부문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지만 여건이 좋지는 않다. 자동차금융은 다른 업권과 경쟁이 치열하고 리테일금융은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로 자산 확대가 어려운 실정이다. 주력 시장의 수요 둔화, 경쟁 심화, 규제 강화로 사업 환경이 나빠지다 보니 효성캐피탈은 중·후순위 부동산 PF 자산으로 설비금융 자산 감소를 메우고 있다. 설비금융 취급 축소와 무수익여신 증가로 운용수익이 감소하니 부동산 PF로 수익성을 방어하려는 목적이다.

2015년 686억원이던 부동산 PF 자산은 올 3월 말 기준 3168억원까지 늘었다. 대부분이 수도권 소재 오피스텔과 지식산업단지의 중·후순위 채권이라 분양 위험이 높은 편이다. 대부분 2018년 4분기 이후 취급한 자산들이다.

노효선 한국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본원적인 이익창출능력이 약화하고 있으며, 중·후순위 부동산 PF 자산 비중 확대로 이익변동성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자산건전성 개선세도 주춤해졌다. 효성캐피탈은 과거 비주력 사업 부문의 부실을 적극적으로 털어내 1개월 이상 연체채권비율과 요주의이하여신비율(2015년 말 기준)이 4.4%, 8.9%까지 개선됐다. 하지만 그 이후 휴랜드산업개발, 대원크레인, 대원중기 등 거액부실여신의 회수가 지연돼 자산건전성 개선 속도가 더뎌졌다. 올 3월 말 기준 연체율과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은 각각 3.6%, 7.7%로 메리츠캐피탈, 애큐온캐피탈, 롯데오토리스, 한국투자캐피탈 등 경쟁 업체들의 평균에 비해 뒤처지고 있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상대적으로 차주의 신용도가 낮은 설비금융, 리테일금융과 경기에 민감한 부동산 PF를 중심으로 자산건전성 지표가 추가적으로 하락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노 연구원은 "차주당 50억원 이상 여신이 2016년 말 16건에서 올 3월 말 기준 51건으로 늘어 신용집중위험이 확대돼 자산건전성 지표의 변동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렇다 보니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17일 효성캐피탈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종전 A에서 A-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효성캐피탈의 지분 97.5%를 갖고 있는 ㈜효성은 일반지주회사로 전환하면서 올해 말까지 효성캐피탈의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며 "이 때문에 현재 매각 절차가 진행 중이라 지배주주 변동 가능성이 있어 경우에 따라 신용도에 변화가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잇따른 회사채 발행으로 차입금 만기 구조는 장기화됐다. 단기 차입금 비중은 2015년 말 39.3%에서 올 3월 말 기준 25.2%로 낮아졌다. 자금 조달 구조가 좋아졌다는 의미다. 지난달 기준 효성캐피탈의 현금과 예치금 보유액은 1300억원 정도다. 이달 중에 추가적인 유동성 확보를 위해 유동화 채권 발행 계획도 갖고 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