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만에 새 주인 찾기 나선 쌍용차

입력 2020-06-19 17:26   수정 2020-06-20 01:12

경영난에 빠진 쌍용자동차가 또다시 주인 찾기에 나섰다. 최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그룹이 추가 투자를 포기한 데다 정부의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마저 사실상 무산되면서 자구 노력도 한계에 부딪혔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2011년 마힌드라에 인수된 쌍용차는 9년 만에 또다시 생사의 갈림길에 놓였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최근 삼성증권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국내외 잠재 투자자들에게 투자 의향을 타진하고 있다. 해외 투자자 유치를 위해 삼성증권의 글로벌 제휴사인 유럽계 IB 로스차일드도 참여했다.

쌍용차 매각은 신주 매각 방식이 될 전망이다. 유상증자를 통해 신규 투자를 유치하는 방식이다. 마힌드라는 최근 “쌍용차에는 새로운 투자자가 필요하며, 지배권을 포기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협상 과정에서 마힌드라가 보유한 쌍용차 지분(74.6%) 중 일부 혹은 전부를 넘기는 방식도 가능하다. 이날 쌍용차 주가(2970원)로 산정한 마힌드라 보유 지분의 가치는 3300억원 수준이다.

일단 인수합병(M&A)업계에서는 중국 1위 완성차 업체인 지리자동차와 전기차 업체인 BYD, 베트남 최초 완성차 업체인 빈패스트 등을 인수 후보로 꼽고 있다. 스웨덴 볼보의 대주주인 지리차는 지난해 LG화학과 전기차 배터리 합작사를 설립하는 등 완성차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BYD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업체인 쌍용차와 손을 잡으면 SUV 전기차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 쌍용차 인수를 통한 한국 시장 진출 가능성도 있다. 글로벌 업체 중엔 미국 포드도 인수 후보로 거론된다. 포드는 마힌드라와 인도에서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등 제휴관계를 맺고 있다. 포드가 쌍용차를 인수하면 평택공장에서 포드차 수탁 생산 등도 가능하다. 쌍용차 관계자는 “매각 주관사 선정 단계로 구체적인 인수 제안을 해온 곳은 없다”며 “구체적인 실사 계획 등도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쌍용차가 2017년부터 13분기 연속 적자에 빠진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상황이어서 순조롭게 새 투자자를 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쌍용차 매각에 개입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쌍용차가 투자자를 찾을 시간을 주기 위해 다음달 만기가 돌아오는 900억원의 대출금에 대해선 연장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쌍용차는 지난 1분기 말 보유 현금(500억원)과 마힌드라의 일회성 지원(400억원), 자산매각 대금(2000억원) 등 3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한 상태다. 하지만 2분기 적자가 이어질 경우 하반기엔 유동성 위기가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

김보형/김리안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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