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열풍+넘치는 유동성…IPO 역사 바꾼 SK바이오팜

입력 2020-06-24 17:10   수정 2020-10-07 18:53

올해 기업공개(IPO) 최대어 SK바이오팜의 등판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얼어붙었던 공모주 시장이 후끈 달아올랐다. 24일 마감한 일반 청약에 개인 투자자들은 약 31조원의 뭉칫돈을 증거금으로 맡겼다. 6년 전 제일모직이 세운 역대 최고기록(30조649억원)을 갈아치웠다. 일반청약 경쟁률 기록도 새로 썼다. 이틀간 진행한 일반 청약 경쟁률은 323 대 1이었다. 공모 규모 5000억원 이상 종목 중 역대 최고 경쟁률이었던 제일모직(195 대 1)의 기록을 뛰어넘었다.

투자자들은 청약증거금 791만4000원당 SK바이오팜 주식 1주를 배정받는다.


유통물량 적어 더 매력적

투자은행(IB)업계는 개인투자자들이 2016년 상장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성공 사례를 보고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 것으로 풀이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공모가 대비 주가 상승률은 500%를 웃돈다. IB업계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의약품 수탁생산(CMO)업체인 데 반해 SK바이오팜은 신약 개발부터 시작해 미국 시장에 직접 판매까지 나선 첫 국내 바이오 기업”이라며 “투자자들이 SK바이오팜에 거는 기대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이상일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시가총액은 54조원에 달하지만 공모가(4만9000원) 기준 SK바이오팜의 시총은 3조8372억원에 불과하다. 이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위축된 시장 분위기를 반영해 SK바이오팜이 공모가를 더 보수적으로 책정했다”며 “이 때문에 투자자들에게 더욱 매력적인 공모주가 됐다”고 설명했다.

상장 직후 유통물량이 적은 점도 SK바이오팜의 청약 흥행을 부추겼다. 상장 이전까지 SK(주)가 100% 지분(상장 후 75%)을 보유했던 데다 일반공모로 국내 외 기관투자가가 배정받은 800만 주 중 상당 물량이 의무보유확약 조건에 걸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16~17일 시행한 수요예측(기관투자가 대상 사전청약)에 참여한 기관의 81.2%가 최대 6개월간 공모주를 매도하지 않고 보유하겠다는 보호예수를 신청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개인투자자들이 받은 공모주와 외국 투자기관이 받아간 물량 정도가 첫날 매도할 수 있는 주식의 대부분이기 때문에 상장 직후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효과적인 홍보 활동도 적중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 홍보 전략 또한 투자자들로부터 관심을 끌어모으는 데 효과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정우 SK바이오팜 대표는 최근 기업설명회(IR)에서 “엑스코프리는 기존 뇌전증 치료제와 경쟁하지 않는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뇌전증 치료제 시장에서 기존 치료제와의 경쟁에 밀려나는 것을 우려한 투자자들의 심리를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SK바이오팜은 엑스코프리를 기존 치료제로 충분한 효과를 보지 못하는 환자들이 추가로 이용할 수 있는 약이란 점을 강조하며 판매에 나섰다. 엑스코프리는 부분 발작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판매 허가를 받았지만 추가 임상을 진행해 2023년엔 전신 발작 치료제로도 판매할 예정이다. 미국 뇌전증 치료제의 연간 시장 규모는 33억달러(약 4조원)다.

공모 자금으로 SK바이오팜은 중추신경계 질환 및 항암 분야 후속 파이프라인 개발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내년 뇌종양 신약 임상 1상을 신청할 계획이다.

공모주 시장 열기 하반기에도 계속될 듯

뜨거워진 공모시장의 열기는 하반기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프레스티지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등 대어가 이어받을 전망이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지난달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에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소속 연예인 방탄소년단(BTS)은 코로나19로 대규모 공연이 어려워지자 최근 유료 온라인 콘서트를 열어 75만 명을 끌어모으며 세계적인 인기를 과시했다. 관련 업계가 예상하는 이 기업의 가치는 최대 6조원이다. 외국 기업 중 최초로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시도하는 프레스티지바이오팜 또한 조 단위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공모주 시장에 데뷔할 전망이다. 코스닥 상장을 노리는 카카오게임즈도 하반기 수천억원대 공모를 할 예정이다.

이우상/전예진 기자 i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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