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터지는 사모펀드 '쇼크'…5大 원칙만 지켜도 사기 안 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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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7-05 17:04   수정 2020-07-06 02:03

연일 터지는 사모펀드 '쇼크'…5大 원칙만 지켜도 사기 안 당한다


라임·옵티머스·젠투파트너스·헤리티지 등 최근 환매 중단으로 논란이 된 자산운용사의 ‘부실사모펀드’들은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고수익 상품은 없었다. 예금만큼 안전한데 예금 금리보다 수익률이 높다던 상품들이었다. 초저금리 시대에 돈 굴릴 곳이 없었던 서울 강남 자산가들은 열광했다. 한국 대표 금융회사 직원들이 권유하니 더더욱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하루가 멀다 하고 터지는 환매 중단 소식에 다들 망연자실하고 있다.

후회막심이다. ‘수익과 리스크(위험)는 비례한다’는 투자의 기본 원칙만 되새겼어도 허무하게 돈을 날리지 않았을 것이란 자기반성도 나온다. 몇 가지만 확인해 보면 ‘부실 사모펀드’를 감별해낼 수 있다는 게 금융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1) ‘연 00% 수익률’ 믿지 마라
부실 사모펀드가 유독 많이 팔린 이유는 연 3~7% 수준의 ‘미끼’ 수익률 때문이다. 시중금리는 연 1%대인데 5% 안팎의 수익을 안정적으로 내준다고 했다. 리스크가 큰 주식이 아니라 매출채권·무역금융·메자닌·사모사채·부동산 등 확정금리형 자산을 편입하는 대체투자 펀드로 포장됐다.

투자자에게 연 5% 수익을 돌려주려면 실제로는 연 8%가량 수익을 거둬야 한다는 점은 꽁꽁 숨겼다. 은행, 증권사들은 라임펀드 등을 팔면서 원금에서 평균 1%가량을 선취수수료로 떼갔다. 독일 헤리티지 파생결합증권(DLS) 상품은 2.8%나 뗐다. 운용수수료 등 각종 비용은 별도다. 글로벌 펀드에 재간접투자하는 상품은 해외 운용사 수수료, 프라임브로커서비스(PBS) 비용, 보험료 등도 내야 한다. 한 대형 운용사 사장은 “보험을 제대로 들어 신용을 보강하면 글로벌 무역금융 기대수익률은 2%대에 불과하다”며 “라임 무역금융펀드가 제안한 연 7% 수익을 돌려주려면 12% 안팎의 성과를 내야 가능한데, 그 자체가 얼마나 투자 위험이 큰지 쉽게 알 수 있다”고 말했다.

(2) 복잡한 레버리지 상품은 일단 피하라
각종 수수료를 제외하고 연 5% 수익을 내려면 투자 리스크는 클 수밖에 없다. 사모펀드 운용사들은 이를 숨기기 위해 복잡한 구조화 상품을 설계하고, 총수익스와프(TRS)와 같은 펀드 대출(레버리지)을 일으켰다. 라임 무역금융펀드가 전액 손실을 본 이유는 펀드 대출금(3억달러)이 투자자 돈(2억달러)보다 많았기 때문이다. 지난주 1조3000억원 규모 환매 중단을 선언한 홍콩 젠투파트너스 펀드도 마찬가지다. 일부 채권형 펀드는 운용 과정에서 최대 네 배가량의 레버리지를 일으켜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방식을 구사했다.

사모펀드는 공모펀드와 달리 운용 내역을 세세하게 공개할 의무가 없다. 펀드 운용전략만 대략적으로 공개하면 된다. 라임사태가 터졌을 때 펀드 판매사들은 라임펀드의 운용 구조는 물론 레버리지 비율조차 몰랐다. 한 운용사 부사장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불러온 서브프라임 모기지 상품처럼 구조화되고 복잡한 상품은 일단 피해야 한다”며 “만기 미스매치(불일치)나 신용 미스매치 방식으로 운용하다가 사고가 터진 사례가 비일비재하다”고 했다.
(3) 공모처럼 팔리는 사모펀드는 의심하라
사모펀드는 원래 ‘그들만의 리그’다. 49인 이하의 ‘큰손’ 투자자가 자기 책임 아래 투자한다. 그런데 부실 사모펀드 상당수는 공모펀드처럼 팔렸다. 사실상 같은 사모펀드가 49인 이하씩 여러 개로 쪼개 팔렸다. 각각 편입자산이 비슷하지만 완전히 같지 않다는 이유로 ‘시리즈 펀드’ 규제를 비껴갔다. 이런 ‘무늬만 사모펀드’는 뒤에 들어온 투자자 돈으로 앞서 들어온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폰지 사기’(다단계 금융사기)로 변질되기 십상이다. 한 펀드 전문 변호사는 “대체투자 사모펀드가 여러 금융회사에서 공모처럼 팔리면 일단 폰지 구조가 가능한지 의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4) 운용사 평판 이렇게 조회하라
옵티머스 펀드 사기는 운용사 평판 조회만 해봤어도 피할 수 있었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이 코스닥 해덕파워웨이 무자본 인수합병(M&A)과 연루돼 있다는 건 뉴스 검색만으로도 쉽게 알 수 있다. 해덕파워웨이는 무자본 M&A 과정에서 조직폭력배와 실질 사주 간 불화로 지난해 살인사건까지 벌어졌다.

‘큰돈’을 맡기면서 정작 운용사가 어떤 곳인지 알지도 못하는 투자자가 상당히 많다. 금융투자협회 회원사 공시시스템을 활용하면 외감법인이 아니더라도 운용사의 영업보고서를 통해 재무제표 및 경영진 현황 등을 알 수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다트)의 통합검색 기능을 활용해도 운용사의 자취를 파악할 수 있다. 옵티머스운용은 2017년부터 성지건설 등과 수상한 거래가 있었다.

PBS 계약 여부도 참고할 만하다. 사모펀드의 각종 거래를 지원하는 PBS에는 운용 감시 역할이 있다. 모든 사모펀드가 PBS 계약을 맺을 필요는 없지만 운용사가 PBS 계약을 거의 맺지 않는다면 정상은 아니라고 봐야 한다. 옵티머스운용은 1조원 안팎의 펀드를 팔았는데 PBS 계약을 맺은 사모펀드는 1건(300억원)에 불과하다.
(5) 대표 매니저의 주특기를 보라
사모펀드 운용사는 업력이 짧아 대표이사, 대표 펀드매니저(CIO)의 경력을 유심히 살펴야 한다. 한국형 헤지펀드는 원래 주식 투자를 잘하는 ‘선수’들이 주도했다. 하지만 2015년 주식시장 침체기가 오자 주식 투자를 접고 대체투자로 전향한 이들이 늘었다. 전환사채(CB) 부동산 등 대체투자를 표방하는 운용사가 속출한 것도 이때다. 하지만 ‘주특기’를 바꿨다가 운용 사고로 이어지는 일이 다반사였다. 라임도 마찬가지다. 이종필 라임 전 CIO는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주식 운용을 했다가 자리를 잡지 못하자 대체투자 전문가로 탈바꿈했다. 한 운용사 대표는 “투자하기 전에 운용사 대표와 대표 매니저의 경력과 주특기, 전문성을 따져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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