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호, 김어준 정면비판…"취재 대신 상상으로 음모론"

입력 2020-07-05 18:58   수정 2020-07-05 19:00


최승호 전 MBC 사장이 방송인 김어준이 주장해온 '세월호 고의침몰설'과 '18대 대선 개표 조작설' 등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MBC 사장 퇴임 후 뉴스타파 PD로 복귀한 최 PD는 지난 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어준 총수가 만든 영화를 뉴스타파가 검증하는 것이 벌써 3번째"라고 운을 뗐다.

18대 대선이 조작됐다고 주장한 '더 플랜'과 누군가의 고의로 세월호 앵커를 내려 침몰시켰다고 주장하는 '그날 바다'의 핵심 주장이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밝힌 데 이어 '유령선'이라는 영화를 세번째 검증한다는 설명이다.

최 PD는 "영화 '유령선'은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상영돼 그다지 많은 관객이 보지는 않았지만 '세월호가 누군가에 의해 고의로 침몰됐다'는 주장을 계속 이어간 영화이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 영화의 내용이 사실인지 밝혀달라'는 세월호 유족분들의 요청에 의해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김어준 총수나 김지영 감독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사실에 대한 접근방식'이 좀 문제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어떤 중요한 문제에 대해 자신이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 나타나면 그것을 곧바로 누군가의 조작이나 음모로 연결시키는 태도"라고 강조했다.

최 PD는 "취재자가 스스로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 발생하는 경우는 너무 많다. 그럴 때는 성급하게 단정해 음모론적인 추론을 하기 보다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우선 알아봐야 한다. 취재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월호 AIS 데이터가 정상적이니 않은 형태라는 것을 발견했으면 왜 그런지 알아봐야 하고, '유령선'의 제작진이 그런 취재를 했다면 'AIS 데이터를 수신한 수신기가 중국 선전에 있는 회사 것이라서 그 회사의 위치 데이터가 수신기의 초기값으로 남아있었던 것이지 어떤 세력이 고의로 세월호 AIS 데이터를 조작한 것은 아니라는 업체 관계자의 답변을 들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랬다면 굳이 김어준 총수와 김지영 감독이 중국 선전까지 가지 않았을 수 있고, 많은 돈을 들여 영화를 만들지 않았을 수도 있고, 너무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아프게 한 비극적 사건에 대한 섣부르고 위험한 주장을 세상에 내놓지 않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세월호 문제는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너무 엄중한 문제"라면서 "그런데 이런 황당한 주장을 해서 진실을 파악하려는 노력을 어지럽히고 조롱당하도록 만다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최 PD는 김어준 총수가 영화 '더 플랜'에서도 같은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18대 대선의 개표 결과에서 자신이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을 발견했으면 선거를 관장하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먼저 취재했어야 하는데 김 총수는 선관위를 제대로 취재하지 않은 채 누군가의 조작과 음모라는 확신을 가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더 플랜'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문재인 대통령도 부정개표에 의해 당선된 것이 된다"면서 "중앙선관위는 '더 플랜' 측에 18대 대선의 투표지를 함께 검증하자고 요구했는데 김어준 총수는 응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최 PD는 "김어준 총수는 비슷한 패턴의 행동을 이어가고 있다. 어떤 중대한 사안에 대해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 발견되면 그것에 대해 '취재'하기보다 상상하고 추론하고 음모론을 펼친다. 때로는 영화를 만든다"고 했다.

또 "그러다가 마침내 강한 반박이 나오면 거기에 대해서는 책임있는 답변을 하지 않는다. 그냥 무시한다"면서 "대중들은 그의 이런 행동방식에 대해 매우 관대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제 김어준 총수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언론인이다. 계속 이런 방식이어서는 곤란하다. 김어준 총수가 자신의 위상만큼 책임을 지려고 노력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틀린 것은 틀렸다고 인정하고 사과해야 한다. 만약 뉴스타파의 보도에서 틀린 점이 있다면 공개적으로 상세하게 지적하기 바란다"면서 "토론을 해도 좋을 것이다. 세월호 문제를 오래 취재했고 김어준 총수의 영화를 2번이나 검증한 김성수 기자가 원하는 일일 것"이라고 첨언했다.

그러면서 "상상과 단정이 아니라 '현실에 대한 견고한 취재'를 바탕으로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사실'을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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