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면서 떠오른 감성 옮기니 詩가 됐네요"

입력 2020-07-06 17:44   수정 2020-07-07 00:22

식품기업 크라운해태제과에 입사하면 누구나 시인이 될 수 있다. 직원들은 매월 한 차례 회사가 공지하는 주제어에 맞춰 시를 지어 제출한다. 이렇게 최근 2년간 모인 작품이 4000여 편. 이 가운데 우수작 223편을 선정해 엮은 시집을 펴냈다. 지난달 24일 출간한 《바람이 세운 돌》이다.

인문학 교양을 중시하는 윤영달 크라운해태 회장이 2011년 시를 지어보자고 제안했다. 이후 10년간 차곡차곡 쌓인 작품을 모아 시집을 내왔다. 《바람이 세운 돌》은 일곱 번째 시집이다.

시집에는 직원들이 생산 현장에서 겪은 이야기, 가정을 이루고 자녀를 돌보며 느낀 희로애락 등이 담겼다. 크라운해태의 인기 과자 ‘죠리퐁’을 ‘동글동글 장난스럽고 귀여운 아이’에 비유한 시 등이다. 시집 감수를 맡은 고운기 한양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시인)는 “어려움에도 포기하지 않고 즐거운 마음으로 살고자 하는 직원들이 행간에 엿보였다”고 평가했다.

가장 많은 시를 실은 직원은 김태형 물류운영팀 차장과 김민아 마케팅부 과장이다. 각각 4편의 시를 실었다. 두 사람 모두 입사 10년차로 앞서 출간한 여섯 권의 시집에도 빠지지 않고 시를 올렸다.

김 차장은 과자 제품의 물류를 관리한다. 현장 근무 중에 문득 떠오른 가족에 대한 생각을 틈틈이 스마트폰에 기록했다가 시로 옮겼다. 김 차장은 “네 살배기 딸과 주말에 함께 놀며 느낀 마음을 담아 ‘상상은 현실이 된다’라는 시를 쓴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딸과 소꿉놀이를 하는 아버지의 감성이 녹아 있다.

김 과장은 입사 후 10년째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프로 마케터다. 시상을 떠올리다가 제품 이름을 짓기도 했다. 감자스낵 ‘어썸’, 초콜릿 ‘디샤’ 등이다. 그는 “시상을 떠올리는 과정이 과자에 이름을 붙이고 제품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과 매우 비슷하다”며 “앞으로도 일하다 떠오른 시상을 토대로 시를 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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