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힘'이 부족한 요즘, 기원전 8세기 그리스서 답을 찾다

입력 2020-07-16 15:08   수정 2020-07-16 15:10

한여름과 함께 시작되는 휴가에 함께할 수 있는 책을 소개한다. 김용규의 《생각의 시대》다.

“인류 문명을 만든 5가지 생각의 도구를 만나다”라는 부제가 이 책의 성격을 잘 담아내고 있다. 이 시대는 ‘지식의 시대’가 가고 ‘생각의 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다. 기계가 도저히 대신할 수 없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이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자 노력한 책이다.

저자는 기원전 8세기 무렵의 에게해 주변에 살았던 고대 그리스인들에게 주목한다. 그들이 발견한 ‘생각의 도구들’이 합리적인 지식, 창조적인 예술, 민주적인 사회제도를 만들어내는 원천이었음을 지적한다. 고대 그리스인의 유산은 고스란히 로마로 들어가 로마문명을 융성하게 하고, 이후 서양문명이라는 거대한 구조물을 구축했다. 근대 이후부터는 그 문명이 인류 보편문명으로 자리잡았다.

오늘날 한국 사회가 겪고 있는 혼란과 혼돈도 결국은 생각의 힘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겪고 있는 어려움은 이미 만들어진 지식을 학습을 통해 습득하고, 그것에 의존해 판단하고, 전망하고 행동하는 법에만 너무 익숙하다는 사실이다. 스스로 생각할 능력을 잃어버리는 것은 개인에게는 경쟁력의 상실을 뜻한다. 이런 사회는 쇠락한다.

저자가 말하는 생각이란 “무한한 대상 앞에서 혼란스러워진 우리의 정신이 질서를 이끌어내는 방식”을 뜻한다. 생각은 복잡한 대상을 몇 가지 단순한 패턴에 따라 정리·정돈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이 책이 관심을 가진 생각의 도구들이다.

오늘날 지식은 폭발적으로 생성되고 있다. 이들 지식은 몇 가지 생각의 도구들에 의해 반복해서 재생산되고 있다. 따라서 우리가 생각의 도구들을 찾아내고 이를 훈련하는 방법을 찾아낼 수 있어야 한다.《생각의 시대》는 이 길잡이 역할을 하는 책이다. 이 책은 우리 자신뿐만 아니라 아이들에게도 방대하고 복잡한 지식을 용이하게 이해하고, 활용하고 만드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1부와 2부에선 각각 지식의 기원과 생각의 기원을 다룬다. 이 책의 핵심에 해당하는 부분은 3부다. 생각을 만든 5가지 도구가 ‘생각을 만든 생각들’이란 이름으로 제시된다. 은유(메타포라), 원리(아르케), 문장(로고스), 수(아리스모스), 수사(레토리케)다.

하지만 원어와 우리말 사이에는 상당한 간격이 존재한다. 메타포라는 “유사성을 통해 ‘보편성’을, 비유사성을 통해 ‘창의성’을 드러내는 천재적인 생각의 도구”다. 아르케는 발견과 발명의 모태이자 문제를 예측하고 해결하는 도구다. 로고스는 단순히 사고를 표현하는 도구가 아니라 정신의 지도이자 비판적 사고를 가능하게 하는 도구다. 아리스모스는 패턴의 과학이자 질서와 패턴을 만드는 도구다. 레토리케는 미사여구뿐만 아니라 논증을 위한 문예적 수사를 가리킨다.

각각의 생각의 도구들에 대해 개념과 사례 등이 나오는 마지막 부분에는 5가지 생각의 도구를 배우고 익힐 수 있는 방법이 소개된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때 기원전 8세기를 여행해보길 바란다.

공병호 < 공병호TV·공병호연구소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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