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의혹' 키맨으로 떠오른 고한석 前비서실장

입력 2020-07-16 16:38   수정 2020-07-16 17:12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사망과 이를 둘러싼 의혹을 밝힐 열쇠를 쥐고 있는 사람은 고한석 전 서울시 비서실장(사진)으로 좁혀졌다. 박 시장이 실종된 9일 마지막으로 독대한 사람도, 마지막으로 통화한 사람도 바로 고 전 실장이어서다.

고 전 실장은 지난 9일 오전 10시 10분께 종로구 가회동 시장공관에서 나와 손에는 휴대전화 하나만 들고 근처 길을 지나가는 모습이 폐쇄회로TV(CCTV)에 포착됐다. 9시께부터 공관에서 박 시장과 얘기를 나눈 것으로 보여진다.

고 전 실장이 다녀간 이후 오전 10시 40분께 서울시가 기자단에 문자메시지로 당일 시장 일정 취소 사실을 알렸다. 오전 10시 44분께는 박 시장이 공관을 나오는 모습이 CCTV에 잡혔다. 고 전 실장이 공관을 나선 뒤 34분 후의 외출이었다. 오후 1시 39분쯤 박 시장이 마지막 통화를 한 사람도 고 전 실장인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고 전 실장은 지난 15일 경찰에 출석해 소환조사를 받은 이후 “9일 오전 공관에 방문했을 때 박 시장의 성추행 피소 사실이나 임순영 서울시 젠더특별보좌관의 사전 보고 내용을 몰랐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 전 실장이 이미 박 시장의 성추행 혐의 등과 관련해 정보를 파악하고 공관에 갔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많다. 서울시 내부에서 이미 상당 수 직원들이 일련의 사건에 대해 알고 있었고, 8일 임 젠더특보와 비서실 직원 두명이 박 시장과 심야회의를 했었기 때문이다.

고 전 실장은 지난 4월 7일 비서실장에 임용됐지만 박 시장과의 인연은 짧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고 전 실장은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정보기술(IT) 정책으로 학위를 받고 서울디지털재단 이사장을 지낸 ‘빅데이터 전문가’로 알려져 있지만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지내는 등 그 스스로 정치 전략가라고 부른다.

고 전 실장은 비서실장으로 오기 전부터 가회동 공관에 종종 찾아가 조언을 해주던 이른바 ‘밤손님’으로 통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기본소득과 대비해 박 시장은 전국민 고용보험의 상징으로 만드는 등 대선 준비를 위해 박 시장을 브랜드화하는 작업을 주도하겠단 계획을 짜고 있었다.

다만, 박 시장의 측근들은 고 전 실장이 박 시장과 모든 심경을 공유하는 ‘복심’이라기 보단, ‘전략적 제휴관계’로 보는 게 맞다는 평가다. 마지막으로 박 시장을 독대했더라도 박 시장의 모든 것을 알지 못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고 전 실장은 박 시장의 시신이 발견된 지난 10일 장훈 소통전략실장, 최병천 민생정책보좌관, 조경민 기획보좌관, 최택용 정무수석, 강병욱 정무보좌관, 박도은 대외협력보좌관, 황종섭 정책비서관 등 지방별정직 공무원 27명과 함께 임용 95일만에 서울시에서 당연퇴직 처리됐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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