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한국계 이규성 칼라일그룹 공동대표서 단독대표로...'No.1' 꿰찼다

입력 2020-07-22 08:16   수정 2020-07-22 09:37

≪이 기사는 07월22일(07:45)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세계 3대 사모펀드(PEF)로 꼽히는 칼라일그룹의 이규성 공동대표가 명실상부한 '넘버 원' 지위를 굳히게 됐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이 정도 규모의 대형 회사가 한국계에 단독 최고경영자(CEO) 지위를 맡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칼라일그룹은 2018년부터 이 대표와 함께 공동으로 최고경영자(CEO)를 맡아 온 글렌 영킨 대표(53)가 물러나고 앞으로는 이 대표 단독 체제로 운영한다고 2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영킨 대표가 사임함으로써 이 대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의 한복판에서 이 대형 펀드를 홀로 이끌게 됐다"고 전했다.

영킨 대표는 20대 때 칼라일에 합류해 약 25년간 칼라일에서만 근무했다. 칼라일그룹을 창업한 데이비드 루빈스타인, 빌 콘웨이, 대니얼 다니엘로 등이 '후계자'로 점찍고 오랫동안 키워 온 인물이다. 그러나 영킨 대표는 이날 "오늘날 세계는 다양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지만 칼라일은 좋은 위치를 점하고 있다"며 "이제는 내가 유의미하게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공동체와 공공 서비스 부문에서 일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9월말까지만 칼라일에서 일하고 이후 아내와 함께 실직자들을 돕는 비영리법인을 운영할 계획이다.

공동창업자 중 한명인 루빈스타인 회장은 "25년 전 영킨 대표를 뽑았고 그가 프로페셔널로 성장하는 것을 보는 게 즐거웠다"며 "그는 공동 CEO로서 출중하게 업무를 수행했지만, 이제 그가 공공서비스 분야에 전념하겠다는 뜻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CEO로서 훌륭하게 일할 준비가 되어 있는 이 대표가 있어 다행"이라며 "칼라일의 모든 이해관계자를 대신해 계속 그와 가까이에서 함께 일하기를 고대한다"고 말했다.

영킨 대표의 갑작스러운 사임으로 2170억달러 규모(3월말 기준) 자산을 운용하는 칼라일그룹의 운영 전권은 이 대표가 갖게 됐다. 최근 회사 전체 실적은 경쟁사 대비 다소 부진했다. 그러나 그가 맡고 있는 크레딧과 보험 부문은 앞으로 성장성이 높을 것으로 시장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 대표가 현재 담당하고 있는 크레딧 및 보험 사업부문은 칼라일에서 최근 수년간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여 왔다"고 평가했다. 칼라일그룹은 지난해 11월 AIG그룹에서 재보험사 포티튜드리를 사들이는 등 관련 사업에 집중적인 투자를 이어가는 중이다.

이 대표는 1965년 미국 뉴욕주 알바니에서 태어났다. 연세대 경영대학장을 지낸 고(故) 이학종 교수의 아들이다. 어린 시절 일부는 한국에서 지냈다.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모교인 초트로즈마리홀 고등학교를 1982년 졸업했다. 하버드대에서 경제학과 응용수학을 전공하고, 같은 대학 경영대학원을 나왔다.

골드만삭스와 맥킨지앤드컴퍼니 등을 거쳐 1992년 투자은행(IB) 워버그핀커스에 입사했다. 2013년 칼라일그룹의 투자 담당 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2014년 한국 ADT캡스 인수(2조1000억원) 등이 그의 작품이다.

칼라일그룹은 KKR, 블랙스톤과 함께 세계 3대 사모펀드로 불린다. 기업 경영권 등에 투자하는 PE 부문, 글로벌 크레딧 부문, 실물자산 투자부문, 투자솔루션 부문 등을 거느리고 있다. 본사는 미국 워싱턴에 있으며, 세계 각국에 32개 사무소를 두고 1700여명을 고용하고 있다. 나스닥 상장사다.

최근 글로벌 사모펀드 업계에서는 한국계 임원이 잇달아 최고 경영진으로 진출하고 있다. 이 대표를 필두로 KKR의 공동 사장 및 최고운영책임자를 맡고 있는 조셉 배, 블랙스톤 최고재무책임자를 맡고 있는 마이클 채 등이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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