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진 셀라이온바이오메드 대표 "세계 최초 간경변 치료제 내놓겠다"

입력 2020-07-22 11:41   수정 2020-07-22 11:46


“세포 내에서 이온 물질 전달에 쓰이는 포타슘 채널의 발현을 조절해 세계 최초 간경변 치료제를 내놓겠습니다”

김성진 셀라이온바이오메드 대표가 22일 “현재까지 간경변 치료제 나오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셀라이온바이오메드는 서석효 이화여대 의학과 교수의 신약 기술을 기반으로 2018년 설립됐다.
◆세포 물질 대사 조절해 치료제 개발
세포에는 물질을 전달하는 통로인 ‘채널’이 있다. 체내 물질 전달은 주로 혈관을 통해 이뤄지지만 세포 속에선 이 채널이 이온 물질 전달을 맡는다. 2003년 칼륨이온 채널 구조를 밝힌 피터 에이그리 존스홉킨스대 교수와 로더릭 매키넌 록펠러대 교수가 노벨화학상을 받은 이후 신약 개발에 활용되고 있다.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도 소듐 채널을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치료제다. 소듐 채널은 신경 통증에 관여하는 물질을 전달하는 통로다. 이 채널의 흐름을 막으면 진통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수술실에서 마취제로 쓰이는 리도카인도 소듐 채널을 차단해 마취 효과를 얻는 방식이다.

세포막엔 소듐 외에 칼슘, 포타슘 등 다양한 이온 물질을 전달하는 채널이 있다. 이중 포타슘 채널은 염증과 섬유화 질환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섬유화는 장기의 일부가 딱딱하게 굳는 현상이다. 업계에선 이 채널에서 이뤄지는 물질 대사를 억제하면 간경변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간경변 치료제 시장은 아직 치료제가 나오지 않은 미개발지다. 간경변을 일으키는 간염환자는 전세계에서 4억5000만명에 달할 정도로 시장 규모도 크다. 이 때문에 화이자는 소듐 채널을 차단해 간경변을 치료하는 방식의 치료제를 개발했지만 임상 3상 문턱을 넘지 못했다.

셀라이온바이오메드는 포타슘 채널을 차단하는 대신 조절하는 방식을 택했다. 기존 치료제와 달리 포타슘 채널이 세포막에서 발현하는 양을 조절해 물질 대사를 제어하겠다는 발상이다. 김 대표는 “포타슘 채널 발현을 억제하면 염증이나 섬유화 질환을 억제하면서도 기존 사례에서 있었던 독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르면 올 3분기 임상시험계획 제출"
셀라이온바이오메드는 이르면 올 3분기에 간경변 치료제로 개발 중인 ‘CBM-N1’의 임상시험계획(IND)을 국내에서 제출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임상 1상 통과를 자신하고 있다. 1990년대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중추신경계 의약품을 신약 물질로 활용하는 ‘신약 재창출’ 방식을 활용해 치료물질을 개발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이미 안전성이 검증된 의약품 일부를 떼내서 후보물질을 만들었다”며 “기존 약물 용량보다 25% 이하로 투여가 가능해 독성과 부작용 측면에서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미 셀라이온바이오메드는 동물실험 단계에서 CBM-N1 투약 결과 굳어있던 간세포가 정상에 가깝게 회복된 것을 확인했다.

섬유화가 일어나는 다른 부위를 표적하는 치료제도 개발 중이다. 폐섬유화 치료제는 동물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내년 임상 1상에 진입할 예정이다. 켈로이드 등 피부 세포가 지나치게 활성화해 일어나는 흉터 질환에 사용할 치료제도 만들고 있다.

김 대표는 “이미 개발된 약물들을 연구해 새로운 적응증을 발굴할 것이다”며 “기존 약물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1상 없이 바로 임상 2상으로 진입 가능해 3~8년이면 신약 개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만 비알코올성 간염(NASH) 환자가 3000만명에 달한다”며 “경쟁 의약품이 없는 만큼 간경변 치료제 개발에 성공하면 시장 선점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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