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2000달러 찍은 金…금시장에 독일 정부 제친 ‘큰손’ 떴다 [이고운의 머니백]

입력 2020-08-05 08:30   수정 2020-11-03 00:03


금값이 4일(현지시간) 사상 최초로 트라이온스당 2000달러를 넘어섰고, 3000달러선까지 거론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세계에서 금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으면서 금값 상승에 행복해하는 곳은 어디일까요. 1위는 모두가 짐작하는 대로인데, 사실 2위가 흥미롭습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금에 투자하는 전세계 상장지수펀드(ETF)가 보유한 금은 지난 3일 기준 3365.6톤으로 세계 2위입니다. 금 8100톤을 보유해 1위를 차지한 미국 정부 바로 다음입니다. 전세계 금 ETF가 보유한 금은 독일 정부의 보유량를 약간 웃돌고 이탈리아, 프랑스, 러시아 정부와는 제법 차이도 납니다.

금값이 연일 사상최고치를 갈아치우면서, 개인들도 금 투자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세계금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7월까지 금 ETF에는 474억달러(약 56조6000억원)가 유입됐습니다.

그리고 현재까지는 개인들의 금 투자 열기가 제대로 보상을 받고 있습니다. 금값이 트라이온스당 1800달러를 넘기면서 2011년 이후 9년 만의 최고가라는 말이 나온 것이 바로 지난달 일입니다. 그 뒤로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이미 금값은 트라이온스당 2000달러를 찍었습니다. 올 들어 금값 상승률은 30% 이상입니다.

여기에서 끝이 아닙니다. 미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는 향후 1년 반 안에 금값이 트라이온스당 300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전세계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돈을 풀면서 높아진 인플레이션 우려를 헤지하는 데 유용한 수단인 데다가, 화웨이에 이어 틱톡을 두고 으르렁대고 있는 미·중 갈등 국면에서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을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미 아르젠트 에셋그룹의 로버트 히긴스 최고경영자(CEO)는 “세상이 미쳐 돌아가는 듯하고 모든 (자산의) 가치가 보장될지 의문스러울 때 최고의 피난처는 금과 은”이라고 표현했습니다.


금값이 당분간 오를 것이라는 시장의 주장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습니다. 미 국채수익률이 예상 인플레이션율에 미치지 못하자, 사람들이 더욱 금에 열광하게 됐다는 분석입니다. 이중 금값 상승의 속도가 빠르고 상승폭이 가팔라진 배후에는 전세계 투자자들의 자금을 끌어모으고 ‘금 사자’에 나선 금 ETF가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금값은 과연 언제까지 상승할까요. 에드먼드 모이 전 미 조폐국장은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가 확실히 회복세를 보이고 인플레이션 우려가 분명히 가라앉을 때까지 금값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과거 금융위기 때 금값이 최고점을 찍기까지 3년이 걸렸다고도 언급했습니다. .

다만 이 우려는 한번 생각해볼 만합니다. 아일랜드 코크 경영대학원의 페르겔 오코너 교수는 자본시장의 역사를 볼 때 금값이 과도하게 상승(overshooting)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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