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프 랭글러 오버랜드 파워탑, 버튼 하나로 지붕 여는 오프로더 [신차털기]

입력 2020-08-16 07:38   수정 2020-08-16 08:23


도로가 없는 곳에서 달리는 지프, 버튼 하나로 지붕을 연다.

오프로더의 대명사인 지프 랭글러는 투박하면서도 강인한 차라는 인식이 있었다. 어려서부터 보던 영화 속 지프는 모든 문을 떼고 캔버스 재질의 지붕을 펄럭이며 사막을 거침없이 달리는 차였던 탓이다.

지프의 랭글러 최상위 모델인 오버랜드 파워탑은 전동식 소프트탑을 탑재해 편리하게 지붕을 열 수 있다. FCA코리아에 지프의 특징을 느낄 수 있는 차량을 문의한 결과, 추천받은 차량이기도 하다.

랭글러 오버랜드 파워탑의 첫 인상은 '헉' 소리가 나올 정도로 큰 덩치였다. 수치상 크기가 매우 큰 편은 아니었지만, 전고가 키를 넘어설 정도로 높은 탓이다. 랭글러 오버랜드 파워탑의 전장·전폭·전고는 4885·1895·1880mm로,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속한다. 다만 테일게이트에 달린 스페어타이어를 포함하면 길이가 5m를 넘어간다.

랭글러는 특유의 디자인을 고집하고 있기에 외관에서 다른 모델들과 차이점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테일램프와 범퍼 등의 디자인이 바뀌었다고 하지만 지프 매니아가 아닌 이상 알아챌 사람은 많지 않을 듯 하다. 다행히 앞바퀴 펜더 부근에 붙은 오버랜드 엠블럼이 랭글러 최상위 모델임을 알려줬다.


사이드 스탭을 밟고 올라서자 지프 특유의 '직각으로 떨어지는' 투박한 느낌의 실내가 펼쳐졌다. 계기판과 센터페시아, 스티어링 휠까지 모든 부속들이 수직에 가까운 각도를 하고 있었다. 랭글러의 그림이 그려진 기어봉 옆으로는 2륜과 4륜을 상황에 따라 고를 수 있는 레버도 함께 자리하고 있었다. 창문 개폐 버튼은 문이 아닌 센터페시아에 있었고 이제는 찾아보기 힘든 라디오 안테나도 발견할 수 있었다.

시승을 시작하고 한동안은 조심스런 주행을 해야만 했다. 여느 SUV보다 높은 시야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했던 탓이다. 엔진룸이 긴 것은 물론, 범퍼까지 삐죽하게 튀어나온 디자인 탓에 앞 차와의 거리를 가늠하기도 다소 어려웠다.

주행을 하며 점차 차량에 익숙해지자 조용하면서도 부드럽게 속도를 올려주는 엔진이 세삼 놀라웠다. 최고출력 272마력, 최대 토크 40.8㎏·m의 동력 성능을 발휘하는 2.0L 가솔린 터보 엔진은 냉간 시 적지 않은 소음을 냈지만, 속도를 내면 낼수록 되레 조용해졌다. 대신 승용차에서는 겪어보지 못한 풍절음이 유입됐다. 공기역학과 거리가 먼 디자인 때문이다.


랭글러 오버랜드 파워탑의 가장 큰 특징은 전자동 파워탑과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ACC)이다. 외곽순환도로를 달리며 오버헤드콘솔에 달린 버튼을 누르자 지붕이 서서히 열리더니 뒷좌석까지 모두 개방됐다. 차체가 다소 높기 때문인지 실내로 유입되는 바람은 많지 않았다.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을 작동시키자 선행 차량을 빠르게 인식해 속도를 조절해줬고, 스티어링 휠로 조향만 하며 바람을 만끽할 수 있었다.

다만 전동식 소프트탑 탑재가 특별한 일인가 하는 의문을 기자가 제기하자 지프 마니아인 지인은 "도심형 랭글러인 오버랜드 트림에 처음으로 탑재된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지붕을 떼고 달리겠다고 힘들여 분해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인 지프 차량들은 차 문 등의 부위를 원하는대로 탈거하고 달릴 수 있다. 개방감을 느끼겠다고 지붕을 떼었다 붙이길 반복하며 타느니 버튼 하나로 편하게 접는게 더 반가운 일이긴 하다.


내친김에 인근 야산의 임도로 올라봤더니 도로를 달리듯 쾌적한 주행이 이어졌다. 지프를 타고 돌길을 오르고 계곡을 건너는 오프로드 마니아들에 비하진 못하겠지만, 일반 SUV에 비해서는 다니기 수월하다는 판단이 들었다.

임도를 한바퀴 돌고 내려와 T자형으로 이어지는 포장도로로 진입할 때 차체가 살짝 꿀렁였다. 승용차로 작은 돌맹이를 밟았을 때와 같은 감각이었는데, 알고보니 선회 반경을 잘못 판단해 포장도로 옆에 조성된 인도의 경계턱을 밟았다 내려온 것이었다. 오프로드 차량이라는 점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랭글러 오버랜드 파워탑은 뒷좌석이나 트렁크 적재공간도 여유로운 편이었다. 다소 투박하긴 했지만, 축간거리가 3010mm인 만큼 동급 SUV와 비교해 공간이 좁아 아쉬울 일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심형이다보니 앞 차와 충돌이 예상되면 자동으로 제동하는 전방 추돌경고 플러스 시스템이 더해졌고 지프 SUV인 만큼 앞·뒤로 달린 5링크 서스펜션이 충격을 효율적으로 분산시켜줬다. 시승하는 동안 연비도 10.2km/L를 기록해 공인연비 9.0km/L보다 높게 나왔다.

랭글러 오버랜드 파워탑의 가격은 6340만원이다. 기존 오버랜드 모델에 비해 350만원 올랐는데, 전방추돌방지, ACC, 전자동 파워탑의 효용성을 생각하면 합리적인 수준이다. 온로드와 오프로드 모두 수월하게 다닐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다만 포장도로를 벗어나지 않는 운전자에게는 다소 과한 차량이라고 볼 수도 있다. 팰리세이드, 모하비, 트래버스, G4렉스턴, 익스플로러 등 비슷하거나 저렴한 가격대에서 더 넓고 승차감이 쾌적한 차량들이 다수 존재하기 때문이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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