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오동전투 뒤엔 체코 독립군이 있었다…광복 75주년 특집 'The Diplom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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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8-07 15:46   수정 2020-08-07 15:48

봉오동전투 뒤엔 체코 독립군이 있었다…광복 75주년 특집 'The Diplomat'


광복 75주년을 맞아 오는 8월 10일 저녁 8시에 방송하는 아리랑TV 외교 전문 프로그램 ‘더 디플로맷(The Diplomat)’에 구스타브 슬라메취카(Gustav SLAME?KA) 주한 체코 대사가 출연해 한국 독립군과 체코 독립군의 협력과 그 역사적 기록들을 공개한다.

한국 독립운동사에서 가장 빛나는 전투로 기록되는 봉오동·청산리 대첩 승리 뒤에는 일명 ‘체코 군단’으로 불리는 체코 독립군의 결정적 도움이 있었다.

체코 독립군, 체코 군단은 1차 세계대전 당시 오스트리아-헝가리군 소속이었으나 적국이었던 러시아군에 포로가 된 뒤 독립을 위해 당시 체코슬로바키아를 식민지배하고 있던 오스트리아 제국을 향해 총부리를 거꾸로 돌린 군인들이다.

6만 명이 넘는 체코 군단은 러시아 혁명으로 내전에 휘말린 러시아가 1차 대전에서 빠지면서 더는 오스트리아 제국에 맞서 싸울 수 없게 되자, 철도를 이용해 러시아 내전이 벌어지는 시베리아를 횡단해 블라디보스토크로 이동한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배를 타고 오스트리아 제국이 식민지배하고 있던 조국으로 돌아가 독립전투를 하기 위함이었다.

체코 군단은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하면서 ‘덴니크(Dennik)’라는 신문을 발행하는데, 3·1운동이 일어난 17일 뒤 다음과 같은 기사가 덴니크에 보도된다.
한국인들이 대규모 시위를 벌이며 한국의 독립을 요구했다. 시위 군중은 황제(고종)의 장례 행렬에 참여했는데, 군과 경찰은 이러한 움직임이 독립운동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다양한 조치를 취했다.

당시는 일제가 철저하게 언론통제를 하는 상황이어서 외신 보도도 극히 일부 국가에서만 이뤄지거나 보도 내용도 일제의 시각을 그대로 반영해 3·1운동을 ‘소요사태’로 보도한 경우도 있었는데, 체코 군단이 발행한 덴니크에서는 3·1운동이 한국의 독립을 요구한 한국인들의 독립운동임을 명확하게 보도했다.

이에 대해 슬라메취카 대사는 “한국에서 일어난 독립운동은 체코의 독립을 위해 투쟁한 체코슬로바키아 군단의 이목을 끌었음이 분명하다. 한국의 독립투쟁을 그들의 활동과 동일선상에서 인식하며 이를 예사로이 보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그후 체코 군단이 발행한 신문 덴니크는 여러 차례 한국의 독립운동을 보도했는데, 1920년 3월 7일 다음과 같은 기사를 보도한다.
일본군 이나하기 대장이 러시아 당국에 항의 서한을 보내 ‘일본에 예속된 한국이 러시아 영토에서 일본에 대항하기 위해 무기와 군수물자를 획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겼다’고 주장했다. 이나하기 일본대장은 이 서한에서 ‘1월 20일 소련 임시정부가 한국인들의 무기 구입을 금지시키는 명령을 내렸지만 이 명령은 여전히 서류상으로만 남아있다’고 주장했다. 이나하기 대장은 ‘만일 러시아 당국이 조치를 취하기를 꺼리거나 할 수 없다면 일본군이 어쩔 수 없이 상황 통제를 감독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위 기사는 체코 군단이 한국 독립군에게 무기를 건넨 사실을 뒤늦게 파악한 일본군이 당시 체코 군단이 체류하고 있던 러시아 당국에 보낸 항의서한 내용을 공개한 것이다.

당시 체코 군단과 한국 독립군과의 무기 거래 내용은 청산리대첩을 승리로 이끈 주역 중 한 사람인 이범석 장군의 회고록 ‘우등불’에 구체적으로 기록돼 있다.

“블라디보스톡항에서 서유럽행 배편을 기다리고 있을 때 체코슬로바키아 군대는 한국에서 독립운동이 일어났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이들은 체코슬로바키아가 오스트리아 제국 식민통치 아래서 겪어온 노예 상태를 떠올렸고 우리에 대해 연민을 표시했다. 결국 체코슬로바키아 망명군대는 그들이 보관하고 있던 무기를 북로군정서에 판매하기로 했다. 무기 거래는 깊은 숲에서 한밤중에 이뤄졌다. 이러한 무기들은 우리 진영으로 옮겨져 숲속에 무더기로 쌓아놓았다.”

슬라메취카 대사는 “체코슬로바키아 군단은 1920년 러시아가 내전으로 혼란에 접어들자 러시아를 떠나며 한국 독립군들에게 무기를 건네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더 큰 이유는 바로 체코슬로바키아 군단이 한국 독립군들이 겪은 고난과 투쟁에 대해 알고 있었고, 그들을 연민하여 돕고자 내린 결정이라고 확신한다.”며 체코 군단과 한국 독립군과의 무기 거래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한국 독립군과 체코 독립군의 우정과 중대한 교류 협력사에 대해 소개하는 구스타브 슬라메취카 주한 체코 대사의 이야기는 아리랑TV 편을 통해 8월 10일 저녁 8시 국내는 물론 전세계로 방영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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