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삼다수, 자원순환도 1등…페트병으로 친환경 가방까지 만든다

입력 2020-08-13 15:07   수정 2020-08-13 15:09


제주도는 삼다수의 고향이다. 하지만 제주도를 여행하다 보면 삼다수 페트병 쓰레기를 잘 볼 수 없다. 제주개발공사가 제주공항을 비롯해 사려니숲길, 주상절리, 정방폭포 등 유명 관광지마다 설치한 ‘페트병 자동수거 보상기’ 때문이다.

생수 제조사로서 어쩔 수 없이 페트병을 양산할 수밖에 없지만 쓰레기 처리를 최대한 책임지겠다는 게 제주개발공사의 방침이다. 제주개발공사는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한 세계적인 운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페트병에서 섬유를 뽑아내 패션 제품을 만드는 ‘업사이클링’에도 투자했다.
올레길 곳곳에 페트병 수거기
생수 제조기업은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페트병에 물을 담아 판매하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이슈로 떠오른 미세 플라스틱 문제의 타깃으로 매번 지목되는 것도 생수 페트병이다.

제주도 관광지마다 설치한 자동수거 보상기는 캔과 페트병을 넣으면 자동 분리한 뒤 기존 부피의 10분의 1로 축소하는 장치다. 재활용 쓰레기 처리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 이용객은 캔이나 페트병을 넣은 만큼 포인트를 쌓을 수 있다. 적립한 포인트는 2000점이 넘으면 현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다. 캔 한 개당 10포인트, 페트 한 개당 5포인트가 쌓인다. 한 사람이 1회 20개까지 넣을 수 있다.

2018년 시작한 페트병 자동수거 보상기 사업엔 지난해까지 누적 17만8000여 명이 참여했다. 총 24만 개 페트병을 수거하는 성과를 거뒀다. 자동수거 보상기는 도내 16곳에 설치돼 있다. 제주개발공사는 ‘삼다수 뚜껑 모으기’ 캠페인도 함께 진행해 현재까지 8.4t에 달하는 420만 개의 생수 뚜껑을 수거했다.

제주개발공사는 페트병을 협력업체를 통해 위탁 생산하지 않고 직접 제조한다. 2018년엔 500mL 페트병의 무게를 1.5g 줄여 752t의 플라스틱 폐기량을 줄이는 효과를 거뒀다. 분리수거 과정에서 페트병 라벨을 쉽게 뗄 수 있도록 라벨을 부착할 때 사용하는 접착제도 물에 잘 분리되는 열알칼리성으로 교체했다.
페트병으로 만든 가방, 백화점으로
버려지는 제품에 디자인 또는 활용도를 더해 새로운 가치를 불어넣는 것을 ‘업사이클링’이라고 한다. 재활용과 달리 가치를 높인다는 의미에서 ‘새활용’이라고도 부른다. 재활용 의류로 가방을 만들거나 버려진 현수막을 사용해 장바구니를 만드는 것 등이 대표적인 예다. 국내외 패션기업들이 최근 친환경 정책의 일환으로 업사이클링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제주개발공사는 지난 6월 삼다수 페트병을 활용한 친환경 니트백을 출시했다. 국내 수거된 페트병으로 상품을 만들어 출시한 첫 사례다. 환경부와 제주도청, 효성티앤씨, 플리츠마마 등과 함께 진행하고 있는 ‘자원 순환 프로젝트, 다시 태어나기 위한 되돌림’이란 활동이다.

제주개발공사가 투명 페트병을 모아 섬유업체인 효성티앤씨로 보낸다. 효성티앤씨는 페트병으로 고급 장섬유를 뽑아낸다. 패션 스타트업인 플리츠마마가 효성이 만든 섬유를 받아 ‘주름 니트 백’을 생산한다. 플리츠마마 제품은 신세계백화점 서울 강남점·영등포점을 비롯해 현대백화점 압구정점, 갤러리아 압구정점·광교점 등에서 판매하고 있다.

페트병을 섬유로 만들기 위해선 고강도의 분리수거가 필요하다. 다른 플라스틱과 섞여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제주개발공사는 깨끗한 상태의 페트병을 수거하기 위해 올 1월 비영리단체인 제주인사회협동조합과 함께 도내 71곳 재활용도움센터에 페트병을 수거할 수 있는 시설을 설치했다. 어업인들이 페트병을 바다나 연근해에 버리지 않고 재활용도움센터로 반납하도록 유도하는 캠페인도 벌이고 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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