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데이' 앞두고 커지는 중국의 배터리 굴기

입력 2020-08-17 08:00   수정 2020-08-17 15:58


다음달 22일 열리는 테슬라의 기술 및 투자 설명회인 ‘배터리 데이'를 앞두고 국내 전기차 배터리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중국 최대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 CATL이 테슬라와 손잡고 ‘게임체인저’ 수준의 혁신적인 배터리를 발표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배터리 굴기에 맞서 LG화학, SK이노베이션,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도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니켈 코발트 없는 새 배터리 개발
17일 외신 등에 따르면 CATL은 지난 15일 상하이에서 중국자동차제조협회 주최로 열린 산업회의에서 니켈이나 코발트가 전혀 포함되지 않은 새로운 유형의 전기 자동차 배터리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는 시장은 한국을 중심으로 한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와 중국의 LFP(리튬-인산-철) 배터리가 양분하고 있다. CATL의 새 배터리는 기존의 NCM, LFP 양극재 기반 배터리와 전혀 다른 유형으로 알려졌다.

CATL의 새 배터리는 고가의 니켈과 코발트를 사용하지 않아 가격을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니켈 함량을 늘려 배터리 성능을 향상시키려는 한국 배터리 업체들과 정반대의 전략을 취한 것이다.


CATL은 다음달 22일 열리는 테슬라 배터리데이를 앞두고 연일 미래 기술 청사진과 투자 계획을 내놓고 있다. CATL은 배터리데이에 테슬라와 손잡고 이른바 ‘100만마일(160만km)’ 배터리를 공개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이 배터리가 현실화되면 전기차의 배터리 수명은 현재보다 5~10배 늘어난다. 모건스탠리는 “테슬라의 배터리데이 발표는 시장의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며 “한국 2차전지 기업 주가엔 이 영향이 반영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의 영향으로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잘나가던 전기차 배터리 3사는 지난 14일 주식시장에서 급락했다. 하루 낙폭이 5%대에 달했다.

CATL은 모건스탠리 보고서가 나오기 하루 전인 12일에는 “배터리 셀을 전기차의 섀시와 통합시킬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연구중이며 이 기술을 2030년 전에 선보이는 것이 목표”라고 발표했다. CATL이 선언한 것처럼 모듈단계를 생략하고 배터리셀을 자동차 프레임에 바로 통합하면 그만큼 더 많은 배터리를 탑재할 수 있고, 주행거리도 늘어난다. CATL은 10년내 1회 충전 주행거리를 800km까지 늘리겠다고 했다.
국내 3사도 기술개발 속도
일각에서는 CATL의 위협론이 과장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CATL의 현재 주력인 LFP 배터리는 출력이 낮고 무거워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리기 어렵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테슬라가 LFP 배터리를 채용한 것은 무엇보다 원가 절감 때문"이라며 "니켈 기반 배터리보다 성능이 떨어져 미래 배터리로 자리잡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니켈과 코발트를 사용하지 않는 새 유형의 배터리도 아직 성능이 검증되지 않았다.


테슬라의 배터리 데이가 수차례 연기된 것도 결과물에 대한 의구심을 낳고 있다. 올해 상반기로 예정됐던 배터리 데이는 세차례나 미뤄졌다. 업계에서는 "연구 결과물이 시장 기대에 못미쳐 연기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실제 게임체인저 수준의 결과물이 나온다하더라도 양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업체들도 CATL에 맞서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화학은 양극재 소재에 알루미늄을 더한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배터리를 2022년 상용화할 계획이다. 니켈 비중을 높여 주행거리를 늘리면서 알루미늄으로 안정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SK이노베이션은 양극재의 니켈 비중을 90% 이상으로 높인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를 2023년 출시 예정인 미국 포드의 전기 픽업트럭 'F-150'에 공급한다. 차세대 배터리는 한 번 충전하면 500km 이상을 달릴 수 있다.

배터리 소재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고성능화를 위한 기술로드맵에 따라 하이니켈 양극재, 실리콘 음극재, 전고체 배터리 등을 중심으로 기술개발이 진전될 것"이라며 "상위 7~8개사의 기술격차가 크지 않아 누가 승자가 될지 단언하기 이르다. 차세대 배터리 출시 전까지 국내 3사와 중국 CATL, 일본 파나소닉이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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