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비판하는 야당 의원은 단 1명 뿐? [조미현의 국회 삐뚤게 보기]

입력 2020-08-17 17:16   수정 2020-08-17 18:45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이 우려되는데도 신도들의 광복절 집회 참가를 독려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17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전 목사는 지난 12일 사랑제일교회 교인이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도 15일에 열린 광화문 집회에 참석하면서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전 목사와 미래통합당을 싸잡아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송갑석 민주당 대변인은 "보수단체 불법집회에 대한 미래통합당의 무대응은 무언의 지지로밖에 볼 수 없다"며 "홍문표 의원은 집회에 참석, 지지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전광훈과 손잡고 '죽기를 각오'했던 황교안 전 대표의 호소는 여전히 유효한가"라며 반문하기도 했습니다.

강훈식 수석대변인은 "전 목사와 통합당에 경고한다"며 "국민의 안전과 생명이 바람 앞의 등불과 같은 상황에서 불필요한 갈등을 일으키고 정부의 방역·예방조치를 방해하는 경거망동을 당장 멈춰주시길 바란다"고 했습니다.

이낙연 의원까지 전 목사 비판에 가세했습니다. 이 의원은 지난 16일 페이스북에 "전 목사는 보석으로 풀려난 후에도 수천 명이 모이는 집회를 지속적으로 열면서 코로나 종식을 위해 애쓴 방역 당국의 노력을 헛되게 만들고 있다"며 "검찰은 전 목사에 대해 보석 취소 신청을 적극 검토해주기 바란다"고 썼습니다.

이 밖에 전해철·백혜련·김용민·김성주 의원 등 민주당 의원들이 잇따라 전 목사에 대한 비판 행렬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통합당에서는 코로나19의 2차 대유행 사태의 중심에 있는 전 목사를 비판하기는커녕 민주당의 공세에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하태경 의원만 유일하게 "전광훈을 구속하라"며 목소리를 냈을 뿐입니다.

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코로나 사태 초기 신천지보다 더 질이 나쁘다"며 "수많은 의료진과 공무원, 국민이 힘써온 방역이 순식간에 물거품이 됐다"고 질타했습니다. 그러면서 "국가방역체계를 무시한 전 목사를 즉각 구속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하 의원은 "국가방역체계를 무너뜨리는 주범은 문재인 정권의 '이중잣대'"라며 "이번 사태에 빌미를 준 민주당과 서울시에 함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이어 "서울광장이나 광화문광장은 모두 서울시에서 직접 집회금지명령을 내린 장소"라며 "불법 집회한 전광훈 목사도 고발돼야 하고, 같은 논리로 (분향을 주도한 장례위원장인) 이해찬 대표와 서울시 부시장도 고발돼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같은 당 홍문표 의원은 되려 광화문 집회에 혼자 참석하면서 뭇매를 맞았습니다. 배준영 대변인은 "수도권에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의 방역을 위해 모든 국민은 정부의 방역 대책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며 어정쩡한 논평을 내놨습니다.

공동체를 위협하는 행위에는 여야를 불문하고 단호하게 맞서야 합니다. 지지율에서 야당이 여당을 앞선 지 불과 1주일도 되지 않았습니다. 극렬 지지층을 의식해 공동체를 지키는 데 주저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면 국민 여론은 금세 돌아설 겁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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