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논설실] 버핏 vs 달리오…'金 투자' 승자는?

입력 2020-08-19 09:30  


최근 공개된 미국 주요 금융사의 2분기 투자내역 중 가장 화제를 모은 것은 벅셔 해서웨이의 금광 회사 투자였습니다. 벅셔 해서웨이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보고서(Form 13)에서 금광 회사 배릭골드를 포트폴리오에 새로 편입했다고 보고했지요.

이 소식은 미국은 물론 전 세계 주요 언론을 통해 비중 있게 보도됐습니다. 벅셔 해서웨이의 배릭골드 투자가 이처럼 관심을 모은 것은 금 투자를 매우 부정적으로 여겨왔던 워렌 버핏 회장의 평소 지론 때문입니다.
“金은 투자가치가 없다”던 버핏
버핏 회장은 “주식을 사는 것은 기업의 일부를 사는 것”이란 입장을 견지해 왔습니다. 이런 투자 철학에 기반해 금 투자에 대해선 “금은 산출물이란 게 없기 때문에 선호하지 않는다”는 지론을 펼쳐왔지요.

“금은 보관 비용이 들고, 바라보는 것 이외에 별 다른 용도가 없다. 장기적으로는 성장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게 낫다”는 게 버핏 회장의 생각입니다. 그의 파트너인 찰리 멍거 부회장 역시 벅셔 해서웨이 정기 주주총회 등을 통해 “원자재가 아닌 기업에 투자할 것이며, 이 방법이 장기적으로 유리하다”는 견해를 밝혀 왔습니다.

이런 철학을 수십년간 견지해 온 버핏 회장이 미증유의 코로나 경제위기 속에서 그간의 투자 철학을 깬 것 같은 행태를 보였으니, 전 세계 언론들이 관심을 보인 것도 당연해 보입니다. 물론 “금 자체에 투자한 게 아니라 금광 기업에 투자했다는 점에서 철학에 반한 게 아니다”라는 반박도 나옵니다만, 어쨌든 이례적인 일입니다.
레이 달리오는 “반드시 투자해야”
버핏 회장의 금 투자 철학은 또 다른 ‘투자 구루’ 레이 달리오 브릿지워터어소시에이츠 창업자와 완전히 반대라는 점도 흥미 거리 중 하나입니다. 어떤 증시 환경 속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는 ‘올 웨더(All Weather) 전략’으로 유명한 달리오 창업자는 금을 포트폴리오에 반드시 편입해야할 자산으로 오래 전부터 꼽아 왔습니다.

이 같은 철학에 걸맞게 브릿지워터도 2분기에 금 가격 변동에 연동되는 상장지수펀드(ETF) 투자를 대폭 늘렸지요. 달리오 창업자는 최근 코로나 국면에서도 여러 언론 인터뷰를 통해 “화폐 가치와 채권 금리 하락으로 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질 것이고, 금을 포트폴리오에 반드시 편입해야 한다”고 강조해왔습니다.

달리오 창업자는 금 투자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견지했던 버핏 회장을 공개적으로 공격했던 적도 있습니다. 2012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버핏 회장이 큰 실수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지요.

코로나 쇼크 이후 금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현 시점에서 ‘승자’는 달리오 창업자임이 분명해 보입니다. 글로벌 금융투자 업계에서 “한 때 온스당 2000 달러를 돌파했던 금값이 30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것을 보면, 금의 시대가 한 동안 더 이어질 것 같기도 합니다.

과연 버핏 회장과 달리오 창업자 가운데 최후의 승자가 되는 사람은 누가 될까요. 1분기 대규모 투자손실을 봤던 벅셔 해서웨이는 2분기 애플의 급반등에 힘입어 실적 반전에 성공했습니다.

벅셔 해서웨이 창립 후 수십년 동안 연 평균 20% 수준의 수익을 꾸준히 올려온 버핏의 저력을 부정하는 투자자들은 없을 것입니다. 금값의 향배에 흥미가 더해지는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합니다.

송종현 논설위원 scre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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