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컴그룹 "IT 접목해 소방안전 플랫폼 시대 연다…방역마스크 美 수출"

입력 2020-08-27 15:19   수정 2020-08-27 15:21


한글과컴퓨터가 지난 2분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경신했다. 연결 기준 매출 1106억원, 영업이익 27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9%와 111% 늘었다. 호실적의 숨은 공신은 한글과컴퓨터가 2017년 인수한 자회사 한컴라이프케어다. 한컴라이프케어의 2분기 매출은 1년 전보다 120% 증가한 506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79억원으로 415% 늘었다.

한컴라이프케어는 올해 2월 마스크 제조사 대영헬스케어를 인수해 자회사 한컴헬스케어를 만들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마스크 수요가 증가해 깜짝 실적을 냈다. 한컴라이프케어는 방역마스크 사업뿐만 아니라 공기호흡기, 군용 방독면 등 개인 안전과 관련한 다양한 분야에서 국내 1위 사업자다. 정보기술(IT) 기업인 모회사의 역량을 관련 장비에 접목해 성능을 높였다.

우준석 한컴라이프케어 대표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IT를 앞세워 지금의 한컴라이프케어가 탄생하게 됐다”며 “IT와 헬스케어 융합 분야의 독보적인 사업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한컴라이프케어 영업본부장을 맡고 있는 오병진 한컴헬스케어 대표는 “코로나19로 방역복, 방역마스크 사업 매출이 늘어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소방용 개인안전장비 분야에서 뛰어난 실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 대표=소방 현장에서 사용되는 대부분의 개인 장비가 한컴라이프케어의 제품입니다. 올해 입찰공고가 나온 전국 시·도소방본부의 공기 호흡기도 한컴라이프케어에서 모두 수주했습니다. 그동안 한컴라이프케어가 공고하게 자리를 잡아 대기업도 끼어들 틈이 없을 정도입니다. 중소기업들이 이 시장으로 계속 들어오고는 있습니다. 하지만 한컴라이프케어와의 기술 격차가 크다 보니 제품에선 따라올 수 없고, 관련 유통 서비스만 제공하는 게 대부분입니다. 공기 호흡기를 제조하는 국내 기업은 한컴라이프케어만 있다고 보면 됩니다.
▷국내 1위 사업자엔 어떻게 오를 수 있었나요.
우 대표=한컴라이프케어는 모회사가 IT 기업이라 소방 장비에 다양한 IT 기술을 접목하고 있습니다. 2018년에는 IT 융합 신형 공기호흡기 ‘SCA10’을 내놨습니다. SCA10은 공기호흡기에 산소 잔량이 얼마나 남았는지, 현장 온도가 어떤지 등을 소방관이 쓰는 헬멧 창(헤드업 디스플레이)에 보여줍니다. 블루투스 스피커도 장착돼 소방관들 간 소통도 도와주고 있죠. 그동안 화재 현장에서 사용하는 공기호흡기들은 모두 아날로그 방식이었습니다. 가령 사람이 직접 산소량을 눈으로 확인해야 하거나 육성을 높여야만 소통할 수 있었죠. 가장 예민하게 사람의 생명을 다뤄야 할 분야가 기술적으로 가장 뒤처져 있었던 겁니다. 관련 공로를 인정받아 SCA10은 작년에 소방안전대상 대통령상도 받았습니다. 지금까지는 총 6000대가 팔려 화재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전주시, 한국국토정보공사와 손잡고 소방안전플랫폼 구축 작업을 하고 있는데요.
우 대표=신고, 출동, 화재진압 등을 아우르는 소방시스템도 IT가 많이 뒤처져 있는 분야입니다. 119에 신고가 접수되면 소방차 몇 대가 출동해야 하는지, 화학물질대응팀이 같이 출동해야 하는지, 물로 진압하는 소방차만 가도 되는지 등을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습니다. 무작정 출동해 상황을 눈으로 확인하고 추가 차량을 호출하는 등의 과정을 거쳐야 했습니다. 또 덩치 큰 소방차가 진입 경로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해 좁은 길로 들어 사고 현장에 수십 분 늦게 도착하는 경우도 많았죠. 더 큰 문제는 화재 건물의 구조를 모르니 화재 진압이 효율적으로 하기 어려웠다는 점입니다. 이번 소방안전플랫폼 구축 작업은 이 모든 것을 개선하는 겁니다. 도로의 폐쇄회로TV(CCTV)를 활용해 화재 현장의 상황을 바로 확인하고, 소방차 최적의 길 안내(내비게이션) 시스템도 마련합니다. 전주시 모든 건물의 공간정보 데이터도 확보해 가장 수월하게 화재를 진압하는 방법도 제공할 예정입니다.
▷최근 정부에서 소방공무원 인력을 증원한다고 합니다.
우 대표=정부에서 소방 대응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소방서를 신설하고 현장 부족 인력을 충원하고 있습니다. 올해 4월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에 이어 소방 현장 대응력 강화 조치입니다. 한컴라이프케어는 소방관의 인원에 비례해 사업 규모가 커집니다. 업계에서는 지금보다 20% 규모 정도 증원될 것으로 보고 있는데 그만큼 사업도 커질 전망입니다.
▷방역복 사업 규모는 어떻습니까.
우 대표=이전에는 방역복 시장 규모가 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방역복 수요가 급증해 올해 100억원 이상의 매출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죠. 이 분야가 의외로 경쟁자가 없습니다. 방역복은 혈액, 바이러스, 세균 등이 침투하지 못하게 하는 높은 기술력이 필요합니다. 관련 사업자가 별로 없는 이유죠. 기술력과 자본력을 갖춘 한컴라이프케어만이 할 수 있는 사업이기도 합니다. 현재 질병관리본부에만 납품하고 있지만 수출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급격히 성장한 분야로 방역마스크 사업도 꼽힙니다.
오 대표=상반기 깜짝 실적은 마스크 판매 덕분입니다. 오는 10월부터는 월 5000만장 공급이 가능해져 연간 6억장의 공급 역량이 확보될 예정입니다. 관련 설비를 추가로 구축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생산량 확대가 가능한 것은 지난 2월 대영헬스케어(현 한컴헬스케어)를 인수했기 때문입니다.
▷인수 시점(2월)이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될 때와 같습니다.
오 대표=김상철 한글과컴퓨터그룹 회장님께 인수 관련 보고를 드린 시점은 1월 31일이었습니다. 회장님은 당시 코로나19 상황이 심상찮다고 보고 바로 인수를 결정했습니다. 인수를 마무리 짓고 공장을 바로 가동했죠. 모두 3주 만에 일어난 일입니다. 기존에 한컴라이프케어에서 방역 분야의 다양한 기술과 장비 등 인적 물적 자원을 보유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봅니다. 방역마스크는 방독면, 화재대피 마스크 등 한컴라이프케어에서 만들던 마스크와 비교하면 난이도가 낮은 수준이었습니다.
▷수출도 준비한다고 들었습니다.
오 대표=2주 전 미국 워싱턴 주정부에 마스크 200만 장 정도를 보냈습니다. 미국은 자체 마스크 생산 공장이 부족합니다. 한컴헬스케어 마스크의 품질에 대해선 매우 만족하고 있습니다. 워싱턴주에서 더 많은 마스크를 요청했어요. 수출량은 협의하고 있습니다.
▷방역복, 방역마스크 사업 규모는 코로나19가 주춤하면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옵니다.
오 대표=기업은 대외 환경에 맞게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야 합니다. 코로나19가 종식된다고 해도 또 다른 감염성 질환이 언제 유행할지 모릅니다. 생활 방역에 대한 수요는 꾸준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한컴라이프케어의 사업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우 대표=첫 번째 목표는 수출 확대입니다. 현재 수출은 전체 매출의 10% 정도입니다. 10%도 한컴그룹이 인수하고 끌어올린 수치입니다. 최근 필리핀에 한컴SPI라는 자회사를 만들어 동남아 시장을 노리고 있습니다. 내년 상반기에 기업공개(IPO)에도 나설 계획입니다. 두 번째는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것입니다. 소방장비, 방역복 등 지금까지는 사업자 간 거래(B2B) 사업이 주력이었죠. 방역마스크 사업을 더 확대하고 가정 화재 대비용 안전 키트, 손소독제 등 개인 소방·방역 분야도 공략할 계획입니다.

구민기/김주완 기자 k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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