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또 극단 선택…"코로나 막으려다 굶어 죽을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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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9-09 14:58   수정 2020-09-09 17:54

자영업자 또 극단 선택…"코로나 막으려다 굶어 죽을 판"


춘천시 효자동에서 유흥주점을 운영하던 A씨(36)가 지난달 29일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변 지인에 따르면 A씨는 올해 들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 조치로 최소 3개월 이상 영업을 하지 못했다고 한다.

A씨 지인은 "코로나 이후 가게 운영이 어려웠는데 거리두기로 다시 영업을 중단해야 한다는 걸 알고 (A씨가) 많이 낙담한 걸로 안다"고 말했다.

앞서 경기도 안양시에서 유흥업소를 경영하던 60대 자매 2명도 금전적 어려움을 호소하며 극단적 선택을 했다.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이하 중앙회)는 지난 7일 업계의 이 같은 상황을 알리고 지원을 호소하기 위해 정세균 총리(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에게 호소문을 제출했다.

호소문에서 중앙회는 "전국 3만 유흥주점 및 50만 유흥종사자들은 정부 방역 대책에 적극 협조하는 차원에서 자발적 휴업도 했다"며 "그 결과 업주 및 종사자들은 수개월째 생활비도 벌지 못한 데다 유흥업주들은 호화사치업을 한다는 이유로 금융지원 및 대출 대상에서까지 제외되는 형편이라 주거비와 보험료, 전화요금 등 생계비를 비롯해 자녀 교육비, 임대료, 공과금 등을 감당할 수 없는 처지"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최근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조치를 연장했다. 이에 대해 자영업자들은 "이미 한계 상황"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일부 자영업자들은 "코로나에 걸려 죽는 것보다 굶어 죽는 것이 더 무섭다"며 "코로나에 걸려도 숨기고 일해야 할 지경"이라고 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불만을 호소하는 자영업자들의 청원글이 쏟아지고 있다.

한 청원인은 '자영업자만 죽어 나가는 K방역의 현주소, 과연 이게 옳은 방역 방침입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왜 자영업자들만 방역의 희생양이 돼야 하는지 알 수 없다"며 "사람이 모이는 곳은 장소가 어디든 제지해달라"고 했다.

또 다른 청원인은 '실내체육시설 자영업자들은 손가락을 빨고 살라는 건가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에서 "마스크 착용 및 손소독제 사용, 온도계까지 구비해 관리했는데 거리두기 2.5단계로 문을 닫고 있다"며 "아무런 수입 없이 어떻게 버티라는 것이느냐"고 호소했다.

경기도에서 독서실을 운영한다는 한 자영업자는 "독서실과 스터디카페는 대화하는 곳이 아니다. 집단 감염된 적도 한 번도 없다"며 "업종별 특성 없이 일괄적으로 집함금지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서울 성북구의 한 음식점은 오후 9시 이후 사장과 직원이 식당 내에서 밥을 먹었다는 이유로 2주 간 영업정지 처분을 받아 논란이 일기도 했다.

구청 측은 "오후 9시 이후 매장 영업뿐 아니라 직원 2인 이상 식사도 금지된 지침을 해당 업주가 인지하지 못했다"며 "경찰 적발을 통보받아 영업중단 조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선 자영업자들은 이 같은 지침이 과잉단속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한편 8일 중소기업연구원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자영업자는 554만8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2만7000명 줄었다. 1년 만에 자영업자 감소 폭이 4.9배로 커진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와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 등으로 매출이 급감했지만 임대료 부담 등은 줄지 않아 자영업자들이 벼랑 끝으로 몰리는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때문에 일각에선 무조건 영업을 금지시키기 보단 매장 내 좌석 수를 줄이고 유리 칸막이 설치를 의무화하는 등 현실적인 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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