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공습'에도 승승장구한 월마트의 비결

입력 2020-09-13 17:08   수정 2020-12-13 00:02


미국 서민들이 주로 찾는 월마트는 ‘국민 마트’로 불린다. 미 전역에 5352개 점포를 갖추고 있어 ‘미국인의 90%가 월마트 매장 10마일(약 16㎞) 내에 산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다. 철저한 저가 전략(Every day low price)으로 24시간 운영한다.

몇 년 전부터 아마존으로 대표되는 전자상거래가 급부상하고 유통의 축이 온라인으로 이동하면서 월마트 등 오프라인 매장을 기반으로 한 전통 유통업계는 위기를 맞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니만마커스, JC페니, 센추리21 등이 줄줄이 파산했다. 시장조사업체 아이마케터는 미 오프라인 유통산업이 2022년까지 회복 불가능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월마트는 이런 예상을 뒤집었다. 온라인 매출이 급증하고 올 들어 주가가 24% 뛰면서 ‘코로나 수혜 기업’으로 떠올랐다.

아마존보다 연회비 싼 회원제 서비스
셧다운 조치로 상당수 점포가 문을 닫은 와중에도 지난 2분기(5~7월) 월마트의 실적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견인차 역할을 한 건 역설적이게도 온라인 분야였다. 매장 내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9.3%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전자상거래 매출은 97%나 증가했다. 소비자들은 온라인으로 식료품 등을 미리 주문한 뒤 월마트 매장 주차장에서 드라이브스루 방식으로 찾아가는 커브사이드픽업 서비스로 몰렸다. 월마트는 픽업과 배송 시스템을 확충하고 신석식품을 늘리는 등 발 빠르게 대처했다.

기세를 몰아 최근 새로 확보한 온라인 고객을 붙잡아둘 신규 서비스인 월마트플러스를 내놨다. 횟수 제한 없는 무료 당일배송 등을 내세운 회원제 서비스다. 아마존에서 이미 하고 있는 아마존프라임 서비스와 비슷하지만, 연회비가 98달러로 아마존(119달러)보다 저렴한 데다 미 전역의 2700여 개 물류센터를 통해 아마존보다 빨리 배송한다.
아마존 겨냥한 M&A로 급성장
아마존은 ‘넘사벽’이면서도 역설적으로 월마트의 성장을 이끈 원동력이었다. 더그 맥밀런 최고경영자(CEO)는 2014년 취임 이후 전자상거래 강화에 전력투구했으나 아마존의 아성은 견고했다. 그가 택한 방법은 인수합병(M&A)이었다. ‘아마존 킬러’로 불리며 급부상하던 전자상거래업체 제트닷컴을 2016년 33억달러(약 3조9200억원)에 인수했다.

2017년엔 슈바이, 무스조 등 패션쇼핑몰을 잇달아 사들였다. 2018년에는 아마존과 접전 끝에 인도의 이커머스 플랫폼인 플립카트 지분 77%를 160억달러에 매입했다. 전문가들은 적극적인 M&A를 통해 짧은 시간에 전자상거래 분야의 핵심 기술과 노하우, 전문인력, 브랜드, 제품, 이용자 등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월마트가 최근 돌연 중국 동영상 플랫폼인 틱톡 인수전에 뛰어든 것도 아마존 때문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해석했다. 밀레니얼 세대 사이에서 라이브커머스(실시간 동영상 스트리밍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것) 채널로도 급부상하고 있는 틱톡을 품는다면 전자상거래를 비롯해 온라인 광고 분야에서도 아마존을 제칠 수 있겠다는 계산에서다.
마트의 본질에 충실…새 가치 창출
온라인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지만 월마트가 매장에 소홀한 건 아니었다. 그럴수록 ‘마트의 본질’에 더 충실했다. “월마트의 DNA인 오프라인을 활용해 아마존이 결코 제공할 수 없는 가치를 만들겠다”는 게 맥밀런 CEO의 철학이다. 의료와 송금, 미용, 모임 등까지 할 수 있는 ‘슈퍼센터’ 매장을 도입하고 매장 주차장을 드라이브인 극장으로 변신시킨 것 등이 대표적이다.

코로나19로 세계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월마트의 전략은 진가를 드러내고 있다. 지난 5월 이마케터가 집계한 미 전자상거래 시장 점유율에서 월마트는 5.8%로 이베이(4.5%)를 제치고 처음 2위에 올랐다. WSJ는 “1위 아마존(38%)엔 크게 뒤지지만 월마트는 기존 오프라인 자산을 발판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경쟁력을 확보했다”며 “그 덕분에 위기 상황에서도 생존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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