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장비업체의 '짜릿한 도전'…쎄미시스코 1500만원대 전기차 출시

입력 2020-09-13 17:25   수정 2020-09-14 00:43

“본격적으로 전기차 모델을 출시합니다. 반도체 장비산업을 넘어 명실상부 전기차 메이커로 자리잡을 것입니다.”


이순종 쎄미시스코 대표는 13일 “올해 국내 전기차 등록 대수가 10만 대를 돌파하는 등 시장 잠재력이 충분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2000년 설립된 쎄미시스코는 반도체 및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솔루션 장비를 생산하다 전기차 시장에 뛰어든 업체다. 오는 17일 소형 전기차(상품명 ‘EV Z(제타)’)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 대표는 “신차의 효용성을 내다본 렌터카 업체 등이 이미 수백 대 예약 주문을 마친 상태”라고 설명했다. 쎄미시스코는 내년 말까지 최대 3500대가량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미래성장동력 전기차시장 도전
쎄미시스코가 전기차 시장에 뛰어든 건 중국 진출이 계기가 됐다. 이 대표는 2012년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시장 확대를 위해 중국 법인을 설립했다. 중국 관료들과 현지 전기차 업체들을 만나면서 당시 급격한 성장세를 탄 전기차 시장을 확인했다. 마침 전방산업인 액정표시장치(LCD) 등 국내 패널산업이 중국에 밀리며 시장이 줄어든 터여서 그는 “전기차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아야겠다”고 결심했다. 이 대표는 수익성이 안 맞아 대기업이 양산을 꺼리는 ‘소형 전기차’ 시장을 겨냥했다. 2016년부터 전기차 개발에 들어가 2018년 국내 중소기업 중 최초로 초소형 전기자동차 ‘D2’를 선보였다. D2는 우정사업본부에 집배 차량 등으로 공급됐다.

하지만 초소형차의 한계에 부딪히자 이 대표는 좀 더 대중적인 신차 개발에 착수했다. 현재 초소형차(너비 1.5m, 높이 2m, 길이 3.6m 이하)는 시속 80㎞ 이하 주행, 자동차 전용도로 진입 제한 등 일반 운전자가 쓰기에 불편한 점이 있다. 이 대표는 “초소형차는 일반적 경차보다 적은 보조금을 지급받는 등 사업 확장에 제한이 많았다”며 “새로 출시하는 EV Z 전기차는 경차 규격이어서 보조금을 받으면 1500만원 안팎에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신차에는 26㎾h급 국산 리튬이온 배터리를 넣어 한 번 충전에 따른 주행거리(약 230㎞)도 크게 늘렸다. 기존 초소형 전기차로 불가능했던 고속 충전에 220V 가정용 콘센트 충전 기능을 갖췄다. 운전자가 자동차 키 없이 스마트폰만으로 차 문을 열고 시동을 걸 수 있는 ‘디지털 키’ 기능도 있다. 회사는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전기차사업부를 분리해 별도 신설법인을 세울 계획도 갖고 있다.
“내년 영업흑자 전환 기대”
기존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사업도 꾸준히 실적을 내고 있다.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공정에서 생길 수 있는 불량을 최소화하기 위해 실시간으로 검사하는 ‘플라즈마 공정진단 장비(EPD, HMS)’를 쎄미시스코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발했다. 국내외 주요 디스플레이 제조업체를 고객사로 보유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새로운 유형의 불량이 발생해도 신속 대응할 수 있는 검사기를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휴대폰 터치패널을 구성하는 데 필요한 투명전극 소재 기술도 회사의 성장동력으로 꼽힌다. 작년 말 투명전극 기술의 국산화를 인정받아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강소기업’ 55개사에 선정되기도 했다. 투명전극은 기술 난도가 높아 일본에서 수입하는 소재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분야다. 이 대표는 쎄미시스코 창업 이전 외국계 반도체 장비업체에서 엔지니어로 일했다. 플라즈마 공정진단 장비 기술을 개발할 계획을 갖고 창업에 나섰고, 2004년부터 장비 양산에 성공했다.

전기차 사업을 성장동력으로 삼으면서 최근 실적은 부진한 편이다. 지난해 매출 171억원, 영업손실 78억원을 기록했다. 2017년 전기차 양산을 위해 세종시에 공장을 신설하는 등 투자를 크게 늘렸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신차 매출이 본격화되는 내년부터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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