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섭 효성티앤씨 대표 "글로벌 패션 트렌드 주도하는 섬유기업 될 것"

입력 2020-09-14 17:29   수정 2020-09-15 00:55

효성티앤씨의 섬유 공장 가동률이 지난 6월 47%까지 뚝 떨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탓이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사람들은 옷을 잘 사 입지 않았다. 세계 주요 옷 공장들은 속속 문을 닫았다. 효성티앤씨가 생산한 스판덱스, 나일론, 폴리에스테르 원사를 사줄 곳이 없었다.

수익성이 뚝 떨어져 적자까지 냈다. 올 2분기 영업손실은 82억원. 작년 2분기 영업이익이 1000억원에 육박했던 것을 감안하면 위기였다. “공장을 줄여야 한다”는 말까지 나왔다. 하지만 김용섭 효성티앤씨 대표(사진)의 생각은 달랐다. “코로나는 위기가 아니라 기회”라고 판단했다. “실적은 곧 급반등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인도 등 해외공장 속속 정상화
김 대표는 1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공장 가동률을 이달 들어 100%로 끌어올렸다”고 밝혔다.

그는 경쟁 관계인 중국 기업들이 해외영업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해 생산을 정상화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섬유 생산국이다. 효성티앤씨가 세계 1위(시장점유율 약 33%)인 스판덱스의 경우 중국이 약 60%를 생산한다. 스판덱스 소비 비중도 40%에 이른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중국 원사 업체는 자국 시장에만 집중했다. 해외로 나가 영업할 여력이 없었다. 김 대표는 이 틈을 파고들었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모두 가동했다. 효성티앤씨는 중국 베트남 인도 브라질 터키 등 해외 19개국에 진출해 있다. 그는 “요즘 새로운 고객사가 속속 뚫리고 있다”며 “해외에서 영업하고 있는 섬유회사는 효성티앤씨가 거의 유일하다”고 했다.

김 대표는 요즘 매일 세계 주요 봉제공장의 원료 소진율, 가동률 등을 보고받는다. 인터뷰 당일에도 그는 인도 중부 아마다바드 지역 봉제공장 가동률을 확인했다. 지난달 7일 45%까지 떨어졌던 가동률이 이달 4일 70%까지 회복됐다. 이런 글로벌 정보망을 구축한 섬유회사는 효성티앤씨밖에 없다. 김 대표는 “공장 가동률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3분기 이후 수익성은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보류된 투자도 곧 재개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작년 10월 첫 가동을 시작한 인도 공장이 6개월 만인 올 4월 셧다운(일시 가동중단)됐는데, 지난 8월 말 재가동에 들어갔다”며 “인도 공장을 정상화한 뒤 추가 증설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효성티앤씨는 조만간 투자계획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패션 브랜드와 협업 성과
김 대표는 원사 업체가 패션 트렌드를 주도하는 시대가 올 것으로 전망했다.

원사 업체는 과거 패션 브랜드 기업, 유통회사를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 원사만 잘 납품하면 됐다. 요즘은 아니다. 룰루레몬 나이키 등 글로벌 브랜드 패션기업, 타겟 등 유통사 등과 직접 소통한다.

효성티앤씨가 국내 요가복 기업 안다르와 협업해 지난달 말 패션 마스크를 내놓은 게 대표적인 사례다. 효성티앤씨가 생산한 폴리에스테르, 스판덱스 원사를 조합해 완제품 생산까지 했다. 이 마스크에 대한 소비자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출시 사흘 만에 첫 물량 3만 장이 다 팔렸다. 효성티앤씨는 15만 장을 추가로 제조하기로 했다.

또 다른 성공 사례도 있다. 글로벌 백팩 브랜드 오스프리가 효성티앤씨의 친환경 나일론 소재 ‘마이판 리젠 로빅’을 쓰기로 결정한 것이다. 마이판 리젠 로빅은 섬유 제품 생산 단계에서 발생하는 부산물로 만든 친환경 소재다. 작년 2월 한 해외 박람회에서 효성티앤씨의 친환경 소재를 본 오스프리 관계자들이 먼저 제품 공급을 의뢰해 성사됐다.

김 대표는 “글로벌 브랜드나 유통사와 직접 소통해 새로운 사업 모델을 제시할 것”이라며 “기존 B2B(기업 간 거래) 위주의 사업 구조에서 탈피해 소비자에게 더 다가갈 수 있는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게 중장기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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