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일 전국 농장 헤매서 나온 마켓컬리 '보라색 우유'의 비밀

입력 2020-09-16 16:25   수정 2020-09-16 17:03

'젖소에서 우유를 짠 지 24시간 안에 배송하는 동물복지우유.'

마켓컬리가 지난 2월 출시한 PB(자체 제작)우유 '컬리스 동물복지 우유'가 7개월 만에 40만 개 이상 팔리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일명 '보라색우유'라고 불리는 이 우유는 판매 2개월차부터 마켓컬리 우유 부문 판매 1위를 차지했고, 전체 상품 판매 순위 톱3에 들었다. 마켓컬리는 우유의 약진에 힘입어 PB브랜드 '컬리스'를 단 상품군을 연말까지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마켓컬리의 동물복지 우유는 싸다. 1팩에 2950원으로 시중에서 팔리는 동물복지 우유에 비해 20~30% 저렴한 가격이다. 여기까지는 다른 유통회사의 PB상품과 다를 바 없다.



하지만 품질은 다르다. 국내 최고 수준이다. 동물복지, 무항생제, HACCP인증을 받은 국내 4개 동물복지 농장에서 착유한다. 유업계 최초로 제조일이 아닌 '착유일'이 기록돼 있다. 일반 우유팩에 '제조일자'와 '유통기한'이 적혀 있지만 이 우유에는 착유일자가 있다. 가장 신선한 상태의 우유를 전달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그 결과 패키지에는 '컬리가 생각하는 우유의 기준'이라고 쓰여 있다. 유통회사 PB상품이 대부분 유통사의 이름을 전면에 내세운 것과 달리 '어떤 재료를 어떻게 가공해 어떻게 배송하는 지'를 상세히 적었다.

마켓컬리 우유 담당자는 "국내 동물복지 우유 농장이 12개인데 다 다녀보고 착유일을 기록할 수 있는 공장 4곳을 엄선했다"며 "5년 전 마켓컬리 창업 때부터 우유 부문을 담당했고, 컬리스 우유를 만들기 위해 150일이 걸렸다"고 말했다.


좋은 품질의 싼 우유를 만들기 위해 마켓컬리는 기존 물류의 틀을 깼다. 우유업계는 단일농장에서 착유한 우유를 중간 유통회사가 수거해 가공공장에서 한 데 모아 대량생산하는 '집유 시스템'을 수십 년간 유지해왔다.

컬리스 동물복지 우유는 중간 단계를 없애고 목장에서 바로 짠 우유를 근처 유가공 공장에 보내 살균한 뒤 바로 마켓컬리 물류 센터에 입고된다. 중간 마진을 줄이고 신선한 우유를 공급할 수 있도록 했다는 얘기다.

마켓컬리는 유통사를 넘어 제조사로서의 역량을 키워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컬리스 동물복지 우유 외에도 R15 통밀식빵, 아삭한 열무김치 등 PB상품을 내놓을 때마다 각 부문별 상품 1위로 등극하고 있어서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창업 초기부터 국내 역량 있는 중소 제조사들과 전국 네트워크를 다져왔고, PB상품을 기획하고 생산할 때 이들 협력사 간 시너지가 나고 있다"며 "물류 비용 등을 줄여 더 많은 컬리스 상품을 만들고 지속가능한 유통 생태계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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