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옆사람 재채기하자 줄행랑…코로나 위험성 진작 알았다"

입력 2020-09-15 15:38   수정 2020-09-15 15:4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위험성을 지난 1월말부터 보고받아 잘 알고 있었다는 내용의 인터뷰 음성이 공개됐다. 인터뷰 내용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월엔 집무실 회의 도중 누군가 재채기를 하자 코로나19에 전염될 것을 우려해 즉각 방에서 나가버렸다는 이야기도 담겼다.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 부편집인은 14일(현지시간) 미국 CBS의 유명 프로그램 '레이트쇼 위드 스티븐 콜베어'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과의 인터뷰 음성 녹음 파일 일부를 공개했다. 지난 4월13일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를 두고 우드워드 편집인과 이야기를 나눈 당시 녹음본이다.

공개된 인터뷰 음성파일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우드워드 부편집인에게 “그건(코로나19) 매우 쉽게 전염된다”며 “당신이 믿기 힘들 정도”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며칠전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명과 함께 회의를 열었는데, 한 명이 재채기를 하자 모두들 방에서 줄행랑쳤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나도 방에서 나갔다”고 덧붙였다.


우드워드 부편집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전염의 심각성을 알고 있으면서도 이를 크게 축소해왔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은 같은 방에 있는 사람이 재채기만 했는데도 방을 뛰쳐나갔으면서, 같은 기간에 대중들에겐 코로나19의 심각성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우드워드 부편집인은 “미국 국민을 보호하는게 의무인 트럼프 대통령이 국민 보호에 실패한 것”이라며 “코로나19의 위험성에 대해 진실을 밝히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초부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등 미 안보당국 관계자들로부터 코로나19 위험성을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드워드 부편집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28일에 이미 전염병 위험성에 대한 경고를 들었다”며 “당시 국가안보 보좌관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트럼프 대통령 재임기간 가장 큰 안보위협 요소는 전염병일 것’이라고 브리핑했다”고 말했다.

우드워드 부편집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중국통’인 매슈 포틴저 NSC 아시아 담당 부보좌관으로부터 코로나19의 전염성과 치명성 등에 대해서도 보고를 받았다. 포틴저 부보좌관은 NSC에서 한·중·일을 비롯해 아시아 지역을 담당한다. 미 매사추세츠대에서 중국학을 전공하고 7년간 월스트리트저널 베이징 특파원을 역임한 등 중국 사정에 밝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드워드 부편집인은 이날 미 행정부가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지난 2월 중국에 대해 내린 여행제한 조치가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이 아니었다는 주장도 내놨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전문가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일찌감치 중국에 대해 국경을 닫았다고 알렸다. 미국은 지난 2월2일 코로나19를 이유로 중국에 4단계 여행금지를 적용했다.

반면 우드워드 부편집인은 여러 보건 전문가들이 지난 1월 말부터 중국 여행을 제한하라고 촉구했다고 주장했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 앨릭스 에이자 보건장관, 로버트 레드필드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 등이 중국에서 사람들이 유입되는 것을 막으라고 했다는 얘기다. 당시 포틴저 부보좌관 등도 같은 의견을 냈다는게 우드워드 부편집인의 주장이다.

우드워드 부편집인은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의 사임 계 '워터게이트' 특종을 한 것으로 이름난 언론인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18차례에 걸쳐 인터뷰한 내용 등을 토대로 쓴 신간 《격노(Rage)》를 오는 15일 출간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우드워드 부편집인에게 한 자신의 코로나19 관련 발언을 인정하면서도 미국 국민들을 패닉에 빠뜨리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위험성을 크게 알리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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