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에 울고 웃는 신용등급

입력 2020-09-16 09:12   수정 2020-09-16 09:14

[09월 16일(09:12) '모바일한경'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모바일한경 기사 더보기 ▶



(김은정 마켓인사이트부 기자) 아시아나항공과 HDC현대산업개발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신용도 향방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지난 15일 일제히 현대산업개발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달았습니다. 현재 A+인 장기 신용등급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이란 의미입니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지난해 말 현대산업개발과 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을 때, 현대산업개발을 신용등급 하향 검토 대상에 올렸습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대금 지불과 대규모 유상증자 실시에 따라 현대산업개발의 재무부담이 증가할 전망이라서죠.

여기에 올 들어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예기치 못한 변수까지 발생했습니다.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항공 수요가 급격하게 위축됐거든요. 아시아나항공의 영업실적은 크게 악화됐고, 자본잠식 규모가 확대되는 등 재무안정성이 나빠졌답니다. 현대산업개발의 신용도에 갈수록 부담이 된 겁니다. 결국 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계약은 거래 종결이 이뤄지지 않은 채 해제됐습니다. 현대산업개발 입장에선 잠재적인 추가 재무부담이 소멸된 겁니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현대산업개발의 우수한 영업수익성 등을 고려할 때 아시아나항공 인수 계약금 관련 손실 발생 여부가 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신용도 측면에선 재무부담을 키울 위험 요인이 사라진 셈이죠.

나이스신용평가는 "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차입 조달로 올 상반기 말 기준 총차입금이 지난해 말 대비 약 1조원 증가했다"면서도 "순차입금은 마이너스(-) 6066억원을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차입금 증가가 일시적인 요인에 의한 것이라 실질적인 재무안정성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는 의미랍니다.

아시아나항공은 정반대의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BBB-인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 위기에 처했거든요.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을 앞다퉈 하향 검토 대상에 올렸습니다. 물론 인수 불발이 원인이죠.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은 BBB급의 가장 하단에 위치해 있습니다. 한 단계 차이지만 BBB-는 투자등급, BB+는 투기등급입니다. 자본시장 접근성이나 기관투자가 투자 수요 확보 측면에서 차이가 큽니다.

이정현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인수 이후 예정된 대규모 유상증자 계획이 무산되면서 현재 열위한 재무안정성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며 "코로나19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올 2분기 화물 부문을 중심으로 한 영업수익성 개선에도 하반기 이후 영업실적이 다시 나빠지면서 추가적인 재무 펀더멘털(기초체력) 저하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앞으로 채권단 관리 체제 아래서 정부 차원의 구체적인 지원 계획과 집행 경과, 이에 따른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적 대응 수준 변화가 신용등급 결정에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국내 신용평가사 중 가장 먼저 현대산업개발과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도 조정을 결정한 한국신용평가는 "비우호적 사업환경에서 크게 훼손된 재무 펀더멘털이 회복될 수 있는 수준의 충분한 자본확충이 조기에 시행되면 신용도 하방 압력이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충분한 규모의 자본확충이 적시에 이뤄지지 않거나 항공 여객수요 부진 등으로 자체 펀더멘털 약화가 지속되면 신용등급 하향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해 말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을 상향 검토 대상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인수 절차가 순조롭게 마무리되면 신규 대주주의 유상증자에 따라 재무부담이 완화되고 계열의 유사시 지원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이유에서였죠. 국내 항공 사업의 영업 환경이 부정적이라도 신용도가 개선될 것이라는 게 당시 한국신용평가의 판단이었답니다. (끝)/kej@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