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각료 전원 유임…스가 '아베노믹스2' 가속

입력 2020-09-17 17:26   수정 2020-09-18 01:23


지난 16일 출범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내각에는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 등 아베 신조 전 총리 내각의 경제 담당 각료가 모두 유임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라인을 섣불리 교체하기 어려운 데다 ‘아베노믹스(아베 정권의 경기부양책)’ 계승을 밝힌 스가 총리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 금융시장 관계자들은 적극적인 정부 재정지출, 중앙은행의 양적 완화를 통한 경기부양책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은행은 17일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 주재로 스가 내각 출범 후 첫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대규모 금융 완화정책을 유지하기로 했다. 스가 내각에 보조를 맞추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경제부처 각료가 모두 유임됐지만 얼어붙은 한·일 경제 관계에 희망적인 요소도 있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 규제 등 강경책을 주도했던 세코 히로시게 전 경제산업상의 뒤를 이은 가지야마 히로시 경제산업상은 상대적으로 유연한 각료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아베 정권 시절 정책을 주도했던 경제산업성이 지고 재무성 등 다른 부처의 힘이 커질 가능성이 높은 점도 스가 정권의 경제정책에 변화를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분석했다.
경제수장들 면면 보니…
아소 부총리 겸 재무상(79·학습원대, 후쿠오카현 13선 중의원, 아소파)은 한국의 기획재정부 격인 재무성을 이끈다. 2008년 제92대 총리에 취임했으나 2009년 중의원 선거에서 대패해 민주당에 정권을 내준 장본인이다. 2008년 총리 재임 시절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어 국제 금융에도 정통하다는 평가다. 제2차 아베 내각에서는 7년8개월간 부총리 겸 재무상 자리를 지키며 두 차례의 소비세 인상을 주도했다. 설화도 잦고 기자회견에서 기자들과 다투기도 한다.

가지야마 경제산업상(64·일본대, 이바라키현 4선 중의원, 무파벌)은 한국의 산업통상자원부 격인 경제산업성을 이끈다. 스가 총리가 정치계의 스승으로 모시는 가지야마 세이로쿠 전 관방장관의 장남이다. 무역회사를 경영한 적이 있어 중소기업 대책에 관심이 많다. 아카바 가즈요시 국토교통상(62·게이오대, 효고현 8선 중의원)은 연립 여당인 공명당 소속이다. 국토교통성은 일본 정부의 관광업 및 지역경제 지원대책인 ‘고 투 트래블(go to travel)’을 담당한다. 고교 시절에는 럭비 전국대회선발전에 출전하기도 했다. 미쓰이물산에 입사해 중국 베이징 주재원으로 근무하면서 톈안먼 사태를 겪었다.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재정상(57·도쿄대, 효고현 9선 중의원, 호소다파)은 올 3월부터 코로나19 대책도 겸임하고 있다. 104일 연속 휴일 없이 근무하며 300회 이상의 기자회견을 소화했다. 통상산업성(현 경제산업성) 관료 출신이다. 데이터를 활용한 답변에 능하지만 언행이 다소 가볍다는 평을 받는다. 도쿄대 권투부에서 갈고닦은 체력이 무기로 지금도 매일 아침 10㎞를 달린다.

고노 다로 행정개혁상(57·미국 조지워싱턴대, 가나가와현 8선 중의원, 아소파)은 자민당의 이단아로 불린다. 중의원 첫 당선 때부터 ‘총리가 목표’라고 공언했다. 생각한 것을 그대로 내뱉는 성격 때문에 파벌 내에서도 몇 차례 경고를 받았다. 지난달 19일 남관표 주일 한국대사를 초치한 자리에서 도중에 말을 끊고 “지극히 무례하다”고 하기도 했다. 반면 방위상을 맡았던 지난 6월 지상배치형 요격미사일시스템(이지스어쇼어) 계획 중단을 결정하는 등 추진력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영어 실력도 일본 정계에서 ‘최고 수준급’이라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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