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주가 이틀간 11% 하락…물적분할에 소액주주 '폭풍 매도'

입력 2020-09-17 17:49   수정 2020-09-18 01:37

LG화학 전지사업본부 분사 소식에 회사 주가가 이틀 연속 급락했다. LG화학이 전지사업을 물적분할한 뒤 신규 상장(IPO)하면 LG화학의 지분 가치가 희석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회사 측은 “전지사업 가치가 재평가되면 모회사(LG화학) 기업가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매도세가 이어졌다. LG화학은 17일 6.11% 하락한 64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분사 소식이 알려진 16일부터 이틀간 주가는 11% 하락했다. 시가총액도 5조7000억원이 줄었다.

이달 들어 16일까지 개인투자자 순매수 1위 종목은 LG화학(6007억원)이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LG화학 물적분할로 인한 개인투자자 피해를 막아주십시오”라는 청원글까지 올라왔다.

투자자들의 우려는 분사 방식에서 비롯됐다. 물적분할은 분할 신설 법인(LG에너지솔루션)을 LG화학의 100% 자회사로 둔다는 의미다. 기존 주주들에게 신설 법인 지분을 나눠주는 인적분할과 달리 물적분할은 기존 주주들에게 신설 법인 지분을 나눠주지 않는다.

문제는 LG에너지솔루션이 분사 이후 IPO를 하는 과정에서 신주를 대규모로 발행해 투자 자금을 마련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이 과정에서 신설회사의 자본금은 늘어나지만 모회사 LG화학의 지분율은 줄게 된다. 그만큼 기존 주주로서는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모회사에는 석유화학, 첨단소재, 생명과학 등의 사업이 남게 되는데 전지사업을 보고 투자한 주주 관점에서는 성장성에 대한 매력이 크게 떨어져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주가 급락에도 주요 증권사는 분할을 통해 LG화학 기업가치가 높아지는 효과가 더 크다고 분석했다. 배터리 사업은 연간 3조원 이상을 투자해야 하는 자본 집약적 사업이다. 테슬라 폭스바겐 현대차 등 글로벌 고객사를 두고 있는 LG화학으로서는 이들을 재무적 투자자(FI)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라도 분할이 필수적이다.

순수 배터리 기업이 되면서 글로벌 배터리 기업과의 주가수익비율(PER) 격차를 줄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CATL 시가총액이 78조원인 점을 고려했을 때 글로벌 1위 전기차 배터리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은 모회사인 LG화학 전체 시가총액보다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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