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달러=1160원까지 '뚝'…코로나 전으로 돌아간 환율

입력 2020-09-18 17:23   수정 2020-09-21 15:01


원화 가치가 뛰면서 원·달러 환율이 8개월 만에 1160원대로 하락(원화 가치는 상승)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하기 직전 수준으로 환율이 내려왔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돈을 더 찍을 것이라는 전망에 달러 가치가 급락하는 것이 환율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원화와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는 중국 위안화 가치가 중국 실물경제 회복에 힘입어 급등한 것도 원화 가치를 밀어 올렸다. 여기에 최근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증시로 복귀하고 있어 원화 가치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미 대선이 있는 오는 11월 이전까지 환율이 더 하락해 1140원 선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환율, 8개월 만에 1160원대로
18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4원10전 내린(원화 가치는 상승) 1160원30전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오후 한때 매도 물량이 쏟아지며 1160원20전까지 떨어져 1150원 선 진입을 눈앞에 두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달러 매수세가 커지면서 환율 낙폭을 줄였다.

이날 환율 종가는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하기 직전인 올해 1월 20일(1158원10전) 후 8개월 만의 최저치다. 원·달러 환율이 1160원 선으로 내려온 것도 지난 1월 23일(1168원70전) 이후 처음이다.

원·달러 환율은 코로나19 사태로 금융시장이 흔들리면서 지난 3월 19일 1285원70전까지 치솟아 올해 최고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꾸준히 내림세를 이어가더니 이날 1160원 선까지 떨어졌다.
달러 가치, 고점 대비 10.3%↓
이날 원·달러 환율이 급락한 것은 Fed가 지난 16일(현지시간) 연 0~0.25%인 기준금리를 최소 2023년 말까지 유지할 것을 시사한 영향이 컸다. 여기에 Fed가 자산매입 방식으로 월 1200억달러를 공급하는 대책을 수개월 동안 더 이어갈 계획을 밝힌 것도 환율 하락 요인이 됐다. 달러 공급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에 달러 가치가 떨어지고 있어서다.

유로·엔·파운드 등 주요국 통화와 비교한 달러인덱스는 18일 0.07% 하락한 92.90에 거래 중이다. 올해 고점인 3월 19일(103.6)에 비해 10.3% 떨어졌다.

중국 위안화 가치가 뛰면서 원화 강세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수출시장인 만큼 두 나라 경제의 상관관계가 깊기 때문이다. 올해 1~7월 한국 수출 가운데 중국 비중은 25.8%로 작년 동기보다 1.5%포인트 높아졌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날 오전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0.0084위안(0.12%) 내린(위안화 가치 상승) 6.7591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날까지 5거래일 연속 내렸다. 지난 8월 중국의 소매판매가 전년 동월에 비해 0.5% 늘어나는 등 실물경제 지표가 개선된 것을 반영하는 위안화 환율 움직임이다. 지난달 산업생산과 고정자산투자도 작년 동월보다 각각 5.6%, 7.6% 늘었다.

중국 국채가 이달 세계국채지수(WGBI)에 편입될 가능성도 위안화 강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글로벌 채권펀드들은 이 지수를 바탕으로 투자 종목을 구성한다. 중국 국채를 사들이기 위해 달러를 위안으로 바꾸면 위안화 가치가 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중국 국채가 이 지수에 편입될 경우 1400억달러 규모의 외국인 투자금이 중국 국채시장으로 유입될 것으로 내다봤다.
“연내 백신 개발 땐 1100원 선 가능”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사들이기 위해 달러를 원화로 환전한 것도 원화 강세에 영향을 주고 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이날 1426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지난 10일부터 이날까지 817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한국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대한 긍정적 평가도 원화 가치를 높이는 요인이다. 기획재정부가 지난 9일 5년 만기 유로화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을 역대 최저 금리인 연 -0.059%에 발행한 것이 대표적이다. 그만큼 외국인이 한국 금융시장 건전성과 경제 기초체력에 대해 신뢰한다는 뜻이다.

나중혁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이 돈을 풀고 있고 위험자산 수요도 커지고 있어 미국 대선일인 11월 3일까지 원·달러 환율이 1140~1180원 선을 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 연구원은 “백신이 연내 개발돼 코로나19 대유행이 없으면 올해 1100원 선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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