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껑충 뛴 천보 '이유있는 질주'

입력 2020-09-20 17:08   수정 2020-09-28 18:25

자동차용 배터리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코스닥 상장사 천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천보는 세계 최초로 전해액 첨가제인 리튬이온전해질(LiFSi) 생산에 성공한 회사다. 코스닥 시가총액 18위인 천보에 대한 증권사 리포트는 하반기 들어서만 20개가량 쏟아졌다. 코스닥 종목 보고서가 유가증권시장 종목들에 비해 현저히 적은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하반기 천보 주가는 98.80% 뛰었다. 전문가와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은 셈이다. 시장에서는 ‘마법의 가루’로 불리는 전해질 생산 능력을 갖춘 천보의 미래 성장 가능성에 더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천보 주가는 지난 7월 1일 9만1300원에서 석 달이 채 되지 않은 이달 18일 18만1500원으로 두 배 가까이 급등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는 22.17% 상승했다. 대신증권은 최근 이 회사의 목표주가를 20만원으로 높여 잡으며 가파른 상승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앞다퉈 ‘천보의 질주는 이제 시작’이라며 핑크빛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천보는 화학 소재 기업이다. 동양화학(현 OCI) 연구원 출신인 이상율 대표는 1997년 천보정밀을 설립해 원료사업에 뛰어들었고 10년 뒤 부인과 함께 지금의 천보를 세웠다. 천보는 디스플레이 소재에서 시작해 반도체와 2차전지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 나갔다. LCD(액정표시장치) 식각액 첨가제와 반도체 세정용 소재 등을 주로 생산하던 천보는 2017년 중대형 2차전지에 들어가는 F전해질(LiFSI)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해 양산을 시작했다. 관련 연구를 시작한 지 4년 만이다. 이미 LCD 식각액 첨가제 시장에서 전 세계 95%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던 천보가 배터리 분야로 완벽하게 성장 중심을 옮기는 데 성공한 셈이다. 그 결과 올 상반기 기준 2차전지 매출 비중 42.9%로 전자 소재(40%) 부문을 뛰어넘었다.

하이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전기차 배터리에 쓰이는 전해질을 ‘마법의 가루’라고 표현했다. 배터리의 수명을 늘려주는 데 반드시 필요한 소재이기 때문이다. 전해액은 배터리 작동에 없어서는 안 되는 물질이다. 양극재는 리튬 이온을 만들고 음극재는 리튬 이온을 저장하는 역할을 하는데 전해액이 매개체가 된다. 천보에서 생산하는 전해질은 전해액의 성능을 높인다. 특히 배터리 수명 향상에 도움을 준다.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가 개발 중이지만 당분간 전기차를 이끌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일 수밖에 없다. 전기차 시장이 커지면 그 혜택을 천보가 고스란히 받는 구조다.

고객도 다양하다. F전해질은 현대자동차·GM·재규어에, P전해질(LiPO2F2)은 주로 폭스바겐·쉐보레 등에 공급되고 있다. D전해질(LiDFOP)은 벤츠 라인업과 기아자동차에 주로 공급된다.

천보는 성장하는 전기차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공격적인 증설에 나섰다. KB증권에 따르면 이 회사의 전해질 생산능력은 올해 1560t에서 2022년 1만2000t으로 급격히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적 전망도 밝다. 지난해 27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천보는 2022년 174.26% 급증한 746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한상원 KB증권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다양한 제품 라인업과 공격적인 증설로 큰 폭의 외형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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