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착 100m 전입니다"…음식 태운 로봇 이제 내 집에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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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9-22 14:40   수정 2020-09-22 14:42

"도착 100m 전입니다"…음식 태운 로봇 이제 내 집에 온다

한 배달로봇이 횡단보도 앞에 서있다. 초록불로 바뀌자 건너는 로봇 앞에 공이 튀어나온다. 로봇은 넘어지지 않고 공의 충격을 흡수한 뒤 다시 배달을 위해 나선다.
배달의 민족 애플리케이션을 운영하는 우아한 형제들이 올 연말 도입하겠다고 밝힌 배달로봇의 모습이다. 로봇이 고객을 응대하고 매장 내에서 음식을 서빙하는 것을 넘어 근거리에 있는 고객을 찾아가 음식을 배달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딜리드라이브, 내년 상반기엔 엘리베이터 타고 집 앞 배달
22일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 민족 애플리케이션을 운영하는 우아한 형제들은 전날 차세대 배달로봇 '딜리드라이브'(개발명 딜리Z)를 공개했다. 실내외 통합 자율주행 기능이 탑재돼 이전 버전보다 성능이 향상됐으며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에어백을 적용해 안전성에 방점을 찍었다.

배달 도중 갑작스러운 충돌 상황이 생기더라도 보행자와 어린이, 반려동물 등과의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다. 여기에 몸체 전면에는 LED를 적용, 간단한 텍스트나 이미지를 표현할 수 있어 동작 상태를 주변에서 알 수 있다. 딜리드라이브가 실을 수 있는 용량은 미니 냉장고 수준인 25L 수준, 최대 적재 무게는 30kg까지 견딜 수 있다.

딜리드라이브의 개선된 외관은 대학 캠퍼스와 아파트 단지에서 시범 운영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안전한 배달이 이뤄지도록 고민한 결과물이다. 딜리드라이브는 서울 광진구의 건국대학교와 경기도 수원 광교 주상복합 아파트인 '광교 앨리웨이'에서 시범 배달을 진행해왔다.

시범 운영했던 딜리드라이브 이용방법은 이렇다. 광교 앨리웨이 내에 있는 주문자는 배민 앱에서 받고 싶은 장소의 QR코드를 스캔한 뒤 주문할 가게에서 메뉴를 선택하고 결제한다. 알림톡에 있는 '배달 현황 보기'를 누르면 배달 진행상황을 알 수 있다. 딜리드라이브는 6개의 바퀴로 사람이 걷는 속도와 비슷한 시속 4~5km로 주행하고, 도착하기 100m 전과 도착 후 주문자에게 알림톡을 전달한다. 주문자가 알림톡에 뜬 '딜리를 만났어요'라는 탭을 클릭하면 자동으로 문이 열리고 내장된 캐비닛 안에서 음식을 꺼낸 뒤 닫아주면 된다.

딜리드라이브 서비스를 이용한 소비자들의 평가도 긍정적이었다. 이용 후기를 올린 블로거 해피 이로**는 "로봇이 멀리서 음식을 갖고 오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며 "배달인력들도 로봇으로 대체될 날이 머지않은 것 같다는 걸 느끼게 된 날이었다. 딜리 서비스를 자주 이용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배민이 꿈꾸는 배달로봇 세계는 김밥 한 줄과 커피 한잔도 부담 없이 배달받으며 일상의 편의를 업그레이드하는 것이다. 배민 관계자는 "적어도 내년 상반기에는 딜리드라이브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주문자의 집 앞까지 배달이 가능한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 배달로봇 시장, 2024년 396억 규모로 급성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서비스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면서 배달로봇 개발은 가속화 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마켓앤마켓'은 전세계 배달로봇 시장이 2018년 1190만달러(138억5000만원 규모)에서 오는 2024년 3400만 달러(395억7000만원)로 급증할 것이며, 매년 19.2%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국내외 많은 기업들도 배달로봇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SK텔레콤은 배민과 함께 딜리드라이브를 개발 중이며, KT는 현대로보틱스와 손잡고 지능형 서비스 로봇 생산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KT는 현재 투숙객에게 수건 생수 등 물품을 날라다 주는 호텔로봇 '엔봇(N bot)'을 개발해 일부 호텔에서 시범 서비스 중이다. 또 메드포갈릭 봉은사 현대아이파크타워점에서는 인공지능(AI) 서빙로봇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이 로봇은 테이블 간 좁은 통로를 자유롭게 이동하고 최대 4곳 테이블의 음식을 순차적으로 서빙한다.



현재 배달 로봇 분야에서 가장 앞서나가는 곳은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이다. 아마존은 2019년 배달로봇 서비스를 처음 도입했으며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더 적극적으로 투자 중이다. 일부 지역사회가 봉쇄되면서 배달 로봇의 수요가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아마존은 자율주행 배달로봇인 '아마존 스카우트' 서비스 지역을 최근 확대했다. 미국 워싱턴과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조지아주 애틀란타, 테네시주 프랭클린 지역으로 확장해 운영 중이다.

야쿠르트 배달 카트 정도 크기의 '아마존 스타우트'는 식료품 등 정기 배송과 소형 택배 물품을 각 가정으로 배달해 준다. 다만 아직까지 로봇 활용을 통한 매출 증대나 비용 절감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으며, 데이터 수집 및 홍보에 더 방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자동차업체 포드는 로봇 업체 '어질리티 로보틱스'와 협력해 사람처럼 직립보행할 수 있는 로봇인 '디지트'를 개발해 업계의 주목을 끌었다. 디지트는 최대 18㎏을 들 수 있으며, 보행 중 장애물과 계단의 유무를 파악할 수 있다. 두 팔은 초인종을 누르고 넘어졌을 때 짚고 일어설 수도 있다. 올해 초 예정됐던 디지트의 상용화 시기는 더뎌지고 있지만 포드 측은 개발에 적극 투자해 시기를 최대한 앞당기겠다는 계획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재택근무 확산 속 비대면 경제가 자리를 잡으면서 기업들의 배달 로봇 투자가 더 과감해지고 있다"며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해보인다"고 강조했다.

한편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코엑스에서 열린 '2020 로봇 미래전략 콘퍼런스'에서 영상 축사를 통해 "지금은 로봇과 함께하는 미래를 준비해야 할 때"라며 "경제 전반의 디지털 대전환을 위해 로봇 핵심 기술 개발, 실증보급 확대, 인프라 구축 등의 로봇 정책을 디지털 뉴딜의 핵심과제로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언급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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