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바이오 "모발 100개로 수천개 배양…신개념 탈모치료 내놓겠다"

입력 2020-09-24 13:21   수정 2020-09-24 13:49


“자신의 세포로 ‘나’를 치료하는 세상을 만들겠습니다. 내년 상반기에 탈모 치료 서비스를 내놓는 게 목표입니다.”

강다윗 한바이오 회장이 “기존 방식과는 전혀 다른 탈모 치료법을 개발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바이오는 줄기세포, 면역세포의 일종인 자연살해(NK)세포 등을 보관·배양하는 ‘셀뱅킹(세포은행)’과 NK세포 활성도 검사, 유전자검사 등의 사업을 추진하는 바이오 기업이다. IT업계에 종사하던 강 회장이 바이오 업계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해 지난해 1월 세웠다.
“모발 한 개를 3만개로”
한바이오 계열사인 한모바이오는 모유두세포를 채취·배양·이식해 탈모를 치료하는 기술을 갖고 있다. 모유두세포는 두피에서 모발이 자라나는 부위인 모낭 속에 있는 세포다. 이 세포는 혈관에서 영양분을 공급 받은 뒤 모발 생성을 유도한다. 모유두세포는 한 모낭 안에 여러 개가 포도송이처럼 모여 밀집된 구조를 이루고 있어 손상 없이 물리적으로 분리하기가 쉽지 않다.

한모바이오는 모낭에서 모유두세포를 물리적으로 분리할 수 있는 ‘쵸핑 기술’을 확보했다. 화학 약품을 쓰지 않고 물리적인 방법으로 모유두세포를 분리할 수 있는 기술을 상업화한 건 한모바이오가 유일하다는 게 강 회장의 설명이다. 한모바이오는 탈모 치료에 쓰이는 모유두세포 배양·보관 서비스를 오는 11월에 내놓은 뒤 내년 상반기께 탈모 치료를 시작할 예정이다.

한모바이오는 탈모 환자의 모낭 50~100여곳에서 채취한 모유두세포 중 건강한 세포를 골라낸 뒤 이를 배양한다. 환자는 모발 100여개가 뽑히는 대신 계속 자라는 새 모발 수천개를 얻을 수 있는 셈이다. 강 회장은 “한 개의 모발에서 3만개의 모발을 만들 수 있을 만큼 모유두세포 배양이 가능하다”며 “배양한 모유두세포를 환자의 모낭에 이식하면 근본적인 탈모 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NK세포 보관 40년간 가능”
강 회장은 모유두세포 배양·이식 방법이 기존 탈모 치료법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모발 이식은 환자의 옆머리, 뒷머리 등을 옮겨와 탈모 부위에 심기 때문에 뽑을 만한 머리가 마땅치 않은 경우엔 쓰기 어려운 치료법이었다. 모유두세포를 이용한 탈모 치료제로 ‘리제네라’가 시중에 나와 있지만 이 치료제는 환자에게서 추출한 모유두세포를 다른 모낭에 이식하는 방식이다. 세포 배양 단계가 없다보니 이식에 필요한 세포 수만큼 모낭에서 세포들을 일일이 추출을 해야 하는 한계가 있었다.

유전력으로 탈모가 예상된다면 모발이 건강했을 때 모유두세포를 보관한 뒤 탈모가 진행됐을 때 이 세포를 이식해 치료 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 탈모가 진행된 경우엔 뒷머리, 옆머리 등 남아 있는 모발에서 모유두세포를 추출해 모발이 없는 모낭에 심어 치료한다. 강 회장은 “배양된 모유두세포를 이식하는 데는 2시간이면 충분하다”며 “3000모를 이식하는 데 3~4시간이 걸리는 모발 이식 대비 수술 시간도 짧다”고 설명했다.

한바이오는 NK세포, 줄기세포 등 다른 자가 세포를 보관해주는 서비스도 하고 있다. 강 회장은 “활성도가 일정 수준으로 유지된 채로 NK세포를 40년가량 보관할 수 있다”며 “건강했을 때 보관해 둔 면역세포를 암에 걸렸을 때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NK세포를 이용한 암·면역 질환 치료법도 연구 중이다. 강 회장은 “NK세포, 줄기세포를 이용한 임상은 연구자 임상으로 상업적인 수익을 얻을 수 없지만 세포보관과 임상 후 치료에서 수익 모델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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