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코로나 쇼크에 기업 5곳 중 1곳 좀비化"

입력 2020-09-24 17:20   수정 2020-09-25 01:00

한국 기업 5곳 가운데 1곳이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내는 ‘좀비기업(한계기업)’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침체된 실물경제와 달리 부동산 가격은 과열 양상을 보이는 등 자산시장에 거품이 끼고 있다는 경고음도 커졌다.

한국은행은 24일 발표한 ‘2020년 9월 금융안정상황 보고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한계기업 비중이 올해 21.4%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계기업은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비용)이 최근 3년 연속 1배 미만인 기업을 가리킨다.

한은은 코로나19 충격으로 기업 매출이 올해 10.5% 줄어든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이처럼 분석했다. 한계기업 수는 5033곳으로 조사 대상인 외부감사기업 2만3494곳의 20%를 웃돌았다. 올해 한계기업 수는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10년 후 가장 많았고, 작년(3475곳)보다 1558곳 늘었다. 한은은 한계기업 가운데 4.1%가 연내 만기가 돌아오는 빚을 갚지 못해 부도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계기업 예상부도율은 2018년 12월 3.1%, 2019년 12월 3.2%였다.

한계기업 부실이 금융회사로 옮겨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계기업의 차입금은 올해 말 175조6000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60조1000억원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은행이 한계기업에 빌려준 대출금을 제때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이 상당한 만큼 은행의 건전성도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 한은 관계자는 “내년 3월까지 연장된 정부의 금융지원 조치가 끝나면 은행 건전성 지표는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물경제가 침체 국면에 들어선 것과 달리 부동산 시장은 달아오르고 있다. 분기별 주택가격 상승률(KB부동산 기준)에서 명목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뺀 결과를 보면 올 1분기에 2.9%포인트, 2분기에는 1.8%포인트로 집계됐다. 올 1분기 수치는 노무현 정부 시절 부동산 가격이 폭등했던 2006년 4분기(5.3%포인트) 후 가장 높았다. 이 수치가 0%포인트보다 높을수록 주택가격 상승 속도가 국민소득 증가 속도보다 빠르다는 뜻이다.

부동산 시장이 과열된 것은 가계가 과도하게 빚을 늘려 집을 사들인 결과다. 올 2분기 명목 GDP 대비 가계·기업부채 비율은 전분기에 비해 5.2%포인트 상승한 206.2%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충격이 지속되는 데다 자산가격 거품이 꺼지는 등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한국의 성장률은 올 하반기부터 2021년 상반기까지 1년 동안 -4.5%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 기간 ‘기본 시나리오’에 바탕을 둔 한은의 공식 성장률 전망치 0.3%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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