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화재' 10살 형 12일 만에 눈 떠…동생은 반응 없어

입력 2020-09-25 18:29   수정 2020-09-25 18:31


보호자가 없는 집에서 일어난 불로 중상을 입은 초등학생 형제 중 10살 형이 사고 발생 12일 만에 의식을 찾았다. 10살 형은 의료진이나 가족의 말에 반응을 보이는 등 다소 상태가 호전됐지만, 8살 동생은 아직도 아무런 반응을 하지 못하는 상태다.

25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14일 발생한 인천 미추홀구 빌라 화재로 크게 다친 초등생 A(10)군과 B(8)군 형제는 이날도 서울 모 화상 전문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온몸의 40%에 심한 3도 화상을 입고 치료를 받고 있는 A군은 이날 사고 후 처음으로 의식을 찾았다. 의료진이나 가족이 이름을 부르면 눈을 깜박이는 등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A군의 동생인 B군은 1도 화상을 입고 형처럼 눈을 떴으나, 이름을 불러도 반응을 전혀 하지 못하는 상태다.

이들 형제는 사고 후 화상뿐 아니라 유독가스를 많이 흡입해 자가 호흡이 힘든 상태여서 산소호흡기에 의존해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형제 모두 말을 하진 못해 완전히 의식을 찾았다고 보긴 힘들다"며 "그나마 형은 상태가 호전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한 여파로 등교하지 않고 비대면 수업을 하는 중에 엄마가 없는 집에서 라면으로 끼니를 해결하려다가 변을 당했다.

지난 14일 오전 11시 10분께 이들은 인천시 미추홀구 한 4층짜리 빌라의 2층 집에서 라면을 끓여 먹으려다가 일어난 화재로 중화상을 입었다.

A군은 안방 침대 위 아동용 텐트 안에서 화상을 입은 채 발견됐고, B군은 침대와 맞닿은 책상 아래 좁은 공간에 있다가 다리 등에 화상을 입었다.

형인 A군이 동생 B군을 책상 아래 좁은 공간으로 몸을 피하게 하고, 자신은 화재로 인한 연기를 피해 텐트 속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됐다.

A군 형제와 어머니는 기초생활 수급 대상자로 경제적 형편이 넉넉하지 않아 매달 수급비와 자활 근로비 등 160만원가량을 지원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호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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