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 판매량 증가는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 세계 태블릿 판매량은 4320만 대로 지난해보다 17.1% 늘었다.
주요 업체만 놓고 보면 더 두드러진다. 1위인 애플은 2분기 1430만 대로 1년 전보다 33.6% 증가했다. 삼성전자의 증가율은 40.8%였고, 화웨이는 이보다 높은 44.1%를 기록했다. 반면 브랜드가 없는 100달러(약 12만원) 이하의 저가 태블릿을 뜻하는 ‘화이트박스’는 작년 2분기 770만 대에서 올해 600만 대로 20% 줄었다. 고급 제품 위주로 수요가 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태블릿 신제품을 내놓는 업체도 갈수록 줄었다. 구글은 2018년 ‘픽셀 슬레이트 태블릿’ 이후 신제품을 내놓지 않았고 LG전자도 작년 G패드5가 마지막이다.
2분기 들어 시장이 급반전한 이유는 코로나19 때문이다. 화상회의, 온라인 교육 수요 등으로 찾는 사람이 급증했다. 에릭 스미스 SA 수석연구원은 “코로나19로 원격 근무를 택하는 기업이 늘고 있어 태블릿 시장 확대는 일시적인 변화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가 지난 8월 내놓은 고성능 태블릿 갤럭시탭S7·S7플러스는 사전 예약 첫날 물량이 매진될 정도로 관심을 끌었다. 애플도 올해 상반기 신형 아이패드 프로 시리즈를 선보인 데 이어 지난달 중급 기종인 아이패드 에어, 보급형 제품 아이패드 8세대를 함께 내놨다.
갤럭시탭S7 시리즈는 전면 카메라를 기존 제품과 달리 긴 쪽 베젤 부분으로 옮겼다. 제품을 가로로 세워놓고 영상회의를 하는 일이 잦다는 점에서 카메라 배치를 바꿨다. 신형 아이패드 에어는 최고급 사양에서만 쓸 수 있었던 애플펜슬 2세대, 매직키보드 등 업무에 유용한 액세서리를 넣었다.
IT업계 관계자는 “태블릿이 단순한 엔터테인먼트 기기에서 업무, 교육용 기기로 진화해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넓어졌다”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