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지주 회사채에 모집금액의 세 배 수요가 몰렸다.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올해 발행한 같은 신용등급(A-) 회사채 가운데 가장 높은 수요예측(사전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지주가 발행하는 800억원 규모 3년 만기 회사채 수요예측에 2470억원 규모 기관 수요가 참여했다. 보험사와 은행,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 다양한 기관들이 투자 의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유동성지원기구(SPV)도 수백억원 규모로 수요예측에 참여해 흥행을 뒷받침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그룹 전반의 실적 부진과 최근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 참여 결정 등을 감안할 때 기대 이상의 수요를 모았다는 평가다. IB 업계 관계자는 “우려와 달리 올해 A- 회사채 가운데 가장 뛰어난 흥행 성적을 냈다”고 전했다.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추진의 경우 무리한 확장 의욕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막바지 절차를 진행 중인 대우조선해양 인수와 마찬가지로 정부의 산업 구조조정 의지에 부합하기 위한 선택인 만큼 재무부담을 크게 키우는 구조는 피해갈 것이란 기대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산업은행 계열 KDB인베스트먼트와 손잡고 두산프라코어 인수를 추진 중이다.
발행금리는 민간 채권평가사 평가금리(개별민평금리) 대비 0.50%포인트 가량을 더한 수준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앞서 현대중공업지주는 민평금리 대비 0.80%포인트 이내를 희망공모금리로 제시했다. 최근 평가 기준 연 3.1%에 해당한다.
조달 자금은 오는 12월 만기를 맞는 800억원 규모 기존 회사채 상환에 사용할 예정이다. 공동 발행 주관사는 KB증권과 NH투자증권이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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