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계열 회사채의 인기가 올해 들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에서 안정적인 사업구조와 수익성이 돋보인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7일 한국경제신문 자본시장 전문 매체인 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LG그룹 계열사들은 올해 1~9월 모두 10차례 1조86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모집해 총 10조6450억원의 기관투자가 수요를 모았다. 합산 경쟁률은 5.7 대 1로 10대그룹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회사채 투자 열기가 가장 뜨거웠던 작년의 4.9 대 1보다 더욱 높아졌다.
수요예측 경쟁률 2위는 범(凡) LG가에 속하는 GS그룹으로 4.0 대 1을 나타냈다. 나머지 8개그룹사는 모두 4 대 1을 밑돌았다. 재계 1위 삼성그룹의 발행은 호텔신라와 삼성증권(2차례) 두 곳에 그쳐 3.5 대 1을 나타냈다.
개별 발행 건으로도 LG그룹의 선전이 돋보였다. 정보기술(IT) 계열사인 LG이노텍이 지난 8월 발행한 회사채는 11. 3대 1의 수요예측 경쟁률을 보여 올 들어 최대 흥행 기록을 썼다. 2위도 LG 계열인 케이블TV업체 LG헬로비전으로 모집금액의 8배 수요를 모았다.
비슷한 신용을 갖춘 다른 대기업그룹과 비교해 탄탄한 재무 실적과 안정적 전망이 투자자들의 참여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이수민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LG 계열사들은 전반적으로 코로나19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사업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한 위험 분산으로 실적 하락폭도 크지 않았다”고 말했다.
LG그룹 주요 11개 계열사 합산 매출액은 올해 상반기 70조원으로 전년 동기 75조원 대비 7% 가량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2조7900억원으로 0.7% 줄어드는 데 그쳤다.
10대그룹 가운데 회사채 인기가 가장 낮았던 곳은 현대중공업그룹으로 전체 모집금액의 1.9배 수요를 모으는 데 그쳤다. 상대적으로 낮은 신용등급 탓에 현대건설기계와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의 경우 모집금액을 채우지 못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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