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화웨이 때리기' 덕본 삼성전자, 4분기는 마냥 못 웃는다

입력 2020-10-08 11:15   수정 2020-10-15 00:32


삼성전자가 3분기 화웨이에 대한 미국 정부 제재에 따른 반사이익을 톡톡히 보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거뒀다. 다만 4분기에는 반도체 주요 수요처 중 하나인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본격화돼 실적 불확실성이 가중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올 3분기(7~9월) 연결기준 매출 66조원, 영업이익 12조3000억원의 잠정 실적을 기록했다고 8일 공시했다. 삼성전자가 분기 영업익 10조원을 돌파한 것은 반도체 호황기인 2018년 4분기(10조8000억원) 이후 7분기 만이고, 12조원의 영업이익 돌파는 2018년 3분기(17조5700억원) 이후 8분기 만이다.

미국의 '화웨이 때리기'에 대한 반사이익이 삼성전자의 3분기 호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정부의 제재에 따라 스마트폰 사업에서 주요 경쟁자 중 하나인 화웨이가 주춤했고, 반도체 부문은 지난달 15일 미 정부의 추가 제재를 앞두고 화웨이의 긴급 주문이 몰린 것이 긍정적인 영향을 기친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 3분기 호실적의 1등 공신이 된 스마트폰 부문도 글로벌 경쟁사인 화웨이가 제 때 제품을 출하하지 못해 '반사이익'을 누린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총괄하는 IT·모바일(IM) 부문 영업이익은 전 분기 1조9500억원에 그쳤으나 3분기엔 2배 이상 급증한 4조원 중후반대를 거둔 것으로 증권가는 추산했다.

화웨이는 지난해부턴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계(OS)도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3분기 5세대(5G) 통신 스마트폰 시장과 함께 보급형 폰에서도 지위를 확고히 하는 사이 화웨이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미 제재에 따라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15%대로 추산되는 화웨이의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내년에는 4.3%까지 급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SA는 "화웨이가 미·중 무역 전쟁에 대비해 비축한 칩셋이 소진되는 시기는 내년일 것"이라며 "화웨이의 스마트폰 출하량이 올해 1억9000만대에서 내년 5900만대까지 급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설상가상으로 화웨이는 국경 갈등에 따른 '반중 정서' 확산으로 삼성전자와 애플이 눈독을 들이는 '14억 인구'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입지가 점차 좁아지고 있는 상태다.

미국이 당장은 '화웨이 때리기'를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고 화웨이 역시 미국의 제재가 향후 스마트폰 판매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인정한 만큼,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은 오는 4분기를 넘어 내년에도 한층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반도체 부문은 얘기가 다르다. 화웨이가 삼성전자의 최대 고객사 중 한 곳이라서다.

오는 4분기부터는 화웨이에 반도체 공급 중단에 따른 타격이 예상된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일부 글로벌 반도체 회사는 미국에 화웨이에 반도체를 수출할 수 있는 허가(라이선스)를 요청해놓은 상태지만 아직 받지 못했다.

한 때 삼성전자 전체 반도체 매출 중 상위 5개사에 포함됐던 화웨이를 대체할 수요를 당장은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화웨이가 긴급 주문을 통해 비축해놓은 반도체 재고량이 최소 3개월에서 최장 1년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설상가상으로 D램과 낸드플래시 등 가격도 지속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4분기 서버 D램 가격이 지난 9월 말보다 13∼18% 추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4분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3조7000억원대로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키움증권의 경우 삼성전자의 4분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을 3조7290억원으로 예상했으며 메리츠증권은 4조2000억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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