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육 맛있겠다" 주시애틀 부영사 막말…징계는 고작 '경고'

입력 2020-10-20 10:07   수정 2020-10-20 10:33


미국 주(駐)시애틀 총영사관 소속 부영사가 공관 소속 행정 직원들에게 상습적 욕설과 폭언을 비롯해 "인간고기가 너무 맛있을 것 같다. 꼭 인육을 먹어보려 한다" 등의 비상식적 언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럼에도 외교부는 해당 부영사에 대해 경미한 징계를 내려 '제 식구 감싸기'에 나섰다는 지적이 나왔다.

20일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이 외교부 내부 관계자 제보를 통해 확보한 내용에 따르면 주시애틀 총영사관 소속 A부영사는 2019년 주시애틀 총영사관 부임 이후 공관 소속 직원들에게 여러 차례 언어 폭력을 가했다. 하지만 징계는 장관 명의의 경고 조치만 받았다.

제보에 따르면 A부영사는 직원들에게 "XX새끼야"라고 욕설을 하거나 "네가 퇴사하더라도 끝까지 괴롭힐 거다"라고 위협을 가했다. 또 "이 월급으로 생활이 가능하냐", "내가 외교부 직원 중 재산 순위로는 30위 안에 든다" 등 조롱하는 발언도 했다.

발언이 엽기적이거나 적절치 못한 내용을 담은 경우도 있었다. A부영사는 "인간고기가 너무 맛있을 것 같다, 꼭 인육을 먹어보려고 한다"라고 하거나 "우리 할머니가 일본인인데 우리 할머니 덕분에 조선인들이 빵을 먹고 살 수 있었다"라고 했다고 제보자들은 전했다.

피해 직원들은 지난해 10월 A부영사를 신고했다. 직원들은 폭언과 욕설 외에도 사문서 위조, 물품단가 조작, 이중장부 지시, 예산 유용, 휴가 통제, 시간 외 근무 불인정 등 16건의 비위행위를 신고했다.

하지만 감찰에 나선 외교부 감찰담당관실은 주시애틀 총영사관 소속 영사와 직원들로부터 직접 참고인 진술을 듣지 않고 서면으로만 문답을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감찰담당관실은 2019년 11월 24~29일 감찰을 벌인 후 2020년 1월 이메일로 추가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감찰담당관실은 지난 16일 특정 직원에 대한 두 차례의 폭언 및 상급자를 지칭한 부적절한 발언 한 건 등 총 3건만 확인했다는 조사 결과를 이태규 의원실에 제출했다. 이태규 의원실은 A부영사관이 이 3차례의 언행 비위로 장관 명의 경고 조치를 받았고 주시애틀 총영사관은 기관주의 처분을 받았다고 밝혔다.

A부영사는 현재까지 해당 공관에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태규 의원실은 "외교부 감사관실은 양측 주장이 상반되고 녹취 등 증빙자료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폭언 2건과 부적절한 발언 1건에 대한 사실관계만 인정하고 장관 명의 경고 조치라는 경미한 수준의 징계에 그쳤다"며 "국민권익위 등에 지속적인 문제 제기가 이루어지는 점, 감찰 이후 공관 최고위 간부로부터 행정직원이 퇴직을 강요당하는 발언을 듣는 등 2차 피해도 제기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사안의 심각성이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제보자들에 따르면 감찰이 끝나고 A부영사의 상관이 피해 직원에게 퇴직을 강요하는 등 2차 가해를 벌인다는 주장도 있다고 전했다.

이태규 의원은 "2019년 8월 문재인 대통령은 '전(全) 재외공관 소속 행정직원에 대한 부당대우 점검 등 엄정한 재외공무원 복무관리'를 지시했다"며 "외교부 내 공무기강 해이와 강경화 외교부장관의 외교부 내 비위행위 근절에 대한 의지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실제 예시"라고 지적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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