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입맛 따라 골라 쓰는 통계…믿었던 '숫자의 배신'

입력 2020-10-22 17:58   수정 2020-10-23 02:44

홍수가 나면 맑은 물을 찾기 어렵듯, 일곱 살짜리 아이도 온라인을 통해 통계 자료를 받아 보는 시대에선 정확한 분석이 귀해진다. 자료를 오용하는 자가 나타나면 문제는 더 복잡해진다. 정당 지지율, 기업의 재무제표부터 영상 조회 수, 음원 순위까지 숫자를 동원해 선동하는 것이다.

20년 넘게 데이터 분석을 해온 알베르토 카이로 미국 마이애미대 교수가 책 《숫자는 거짓말을 한다》를 통해 데이터를 올바르게 이해하는 법을 논한다. 저자는 광고나 책, SNS 등이 내놓는 통계적 오류를 사례로 들어 사람들을 어떻게 속이는지를 밝히고, 차트 읽는 법을 알려준다. 그는 “합리적이라고 여겨졌던 ‘숫자’들이 우리를 속일 수 있다”며 “복잡한 데이터에서 핵심을 간파하는 통찰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역설한다.

저자는 2014년 뉴욕대에서 수행한 연구를 인용한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에게 게임과 아동 폭력성 간 연관에 대한 상반된 연구 결과를 차례대로 보여준 후 설문 조사를 다시 했다. 결과는 처음과 달라졌다. 그는 “차트를 받아 본 응답자 대부분이 의견을 바꿨다. 확고한 견해가 없는 사람일수록 영향력은 컸다”며 “해석 능력에 상관없이 많은 이들이 ‘숫자는 객관적이다’는 믿음을 갖고 회유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어떻게 통계자료를 읽어야 할까. 저자는 “일단 써 있는 그대로 바라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단순히 상관관계를 표시한 표를 보고 인과관계로 엮지 말라는 설명이다.

그는 “연관성이 그래프에서 보인다고 해도 전제를 보장하는 원인이 될 수 없다”며 “자신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요인들이 존재한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저자는 “차트는 표시된 바만 보여준다. 차트에서 너무 많은 걸 읽어 내려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특히 자신이 도출하고 싶은 결과가 있을 때 더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인다. “가장 중요한 건 차트를 활용하려는 목적”이라며 “상대방을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논의’를 위해 통계자료를 인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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