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지금 반도체에 미쳐 있다"…박영선, 이건희 회장 일화 소개

입력 2020-10-25 13:23   수정 2020-10-25 14:13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5일 세상을 떠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의 예전 일화를 소개하며 고인을 추모했다.

박 장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MBC 경제부 기자 시절 1980년대 말 어느 해 여름 제주도 전경련 세미나에서 한 시간가량 반도체의 미래에 대해 출입기자들과 강의 겸 긴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며 "당시 대학생이던 이재용 부회장이 뒷자리에 함께 했던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박영선 장관은 "(이 회장은) 게토레이 한 잔을 물컵에 따라놓으시고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 반도체에 대해 열변을 토하시며 '난 지금 반도체에 미쳐 있다'고 말씀하셨다"고 소개했다.

또한 이건희 회장이 일본에서 유학하던 시절 얘기도 했다고도 전했다. 그러면서 "(이 회장은) 유학 시절 외로웠고,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집에서 영화를 혼자 많이 보셨다고도 했다"며 "일본 영화 '천칭'(천칭의 시)은 선대 이병철 회장이 강력히 추천해 주셔서 여러 번 봤다고 말씀하셨던 것이 오래 기억에 남았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 영화의 내용을 전하면서 "진정으로 내가 파는 물건에 애정을 가지고 있어야 그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진심이 전해진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영화였다"고 설명했다.

박영선 장관은 1993년 '마누라와 자식 빼고 모두 바꿔라'로 잘 알려진 이건희 회장의 '프랑크푸르트 신경영 선언'을 언급하면서 "이후 삼성전자는 휴대전화와 반도체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며 "오늘의 삼성은 이건희 회장님의 '반도체 사랑'이 만든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어 "오늘 영화 '천칭'을 다시 떠올리면서 대한민국 반도체 신화를 이룬 이건희 회장님께 깊은 애도의 마음을 표한다"며 고인을 추모했다.

다음은 박영선 장관의 추모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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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건희 회장님.

MBC 경제부 기자시절 1980년대 말 어느해 여름.

제주도 전경련세미나에서 한시간 가량 <반도체의 미래>에 대해서 출입기자들과 강의겸 긴 대화를 나누신적이 있습니다.

당시 대학생이던 이재용 부회장이 뒷자리에 함께했던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게토레이 한잔을 물컵에 따라놓으시고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 <반도체>에 대해 열변을 토하시며 “난 지금 반도체에 미쳐있다.”고 말씀하셨지요.

일본에서 유학하던 시절 얘기도 하셨습니다.
유학 시절 외로웠고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집에서 영화를 혼자 많이 보셨다고도요.

특히 일본영화 “천칭”은 선대 이병철 회장께서 강추해주셔서 여러번 보셨다고 말씀하셨던 것이 오래 기억에 남았었습니다.

그후 “천칭”을 수소문 해서 저도 봤습니다.

오래된 낡은 영상이었지만 담긴 의미만큼은 각별했습니다.

일본 어느 마을 솥뚜껑 판매회사의 후계자 양성과정이라고 요약할 수 있지요.

13살 소학교를 졸업한 아이 <다이사꼬>는 졸업선물로 아버지로부터 솥뚜껑을 선물로 받습니다.
그리고 가업을 물려받기 위해서는 그 솥뚜껑을 팔아야한다고 아버지는 말씀하십니다.

어린 <다이사꼬>는 아버지께
"왜? 이 솥뚜껑을 팔아야 하나요?" 라고 묻습니다.

아버지는
"그 솥뚜껑을 팔고 나면 알게 될거다.” 라고 답합니다.

어린 다이사꼬는 왜?
이것을 팔아야하는지를 납득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부모는 물건을 파는 상인의 마음을 알지 못하면 가업을 넘겨줄수 없다고 합니다.

어린 다이사꼬는 솥뚜껑을 팔면서 팔아야하는 솥뚜껑에 대한 내 마음, 팔러 다니는 상인의 마음가짐, 그 물건을 사게 되는 소비자의 마음을 깨닫습니다.

“파는 자와 사는 자의 마음이 통하지 않으면 물건은 팔 수 없다”

진정으로 내가 파는 물건에 애정을 가지고 있어야 그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진심이 전해진 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영화였지요.

1993년 이건희 회장님의 프랑크푸르트 신경영 선언(“마누라 자식빼고 모두 바꿔라”) 이후 삼성전자는 휴대전화와 반도체에서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오늘의 삼성은 이건희 회장님의 “반도체사랑”이 만든 결과입니다.

오늘 영화”천칭”을 다시 떠올리면서, 대한민국 반도체신화를 이룬 이건희 회장님께 깊은 애도의 마음을 표합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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