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원 더주면 티타임 양도"…부킹 암표 극성

입력 2020-10-26 17:33   수정 2020-11-03 15:25

SBS골프·골프몬·골팡 등 골프 예약 사이트에서 웃돈을 받고 예약권을 넘기는 암표상이 활개를 치면서 사이트의 본래 취지를 잃어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로나19발(發) 부킹 대란을 틈타 전례없던 불법 에이전트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26일 은행원 김모씨(38)는 ‘눈물의 골프 예약’을 해야 했다. 11월 중순 주말 티타임을 잡기 위해 부킹 사이트에 들어갔지만, 예약이 불가능했던 것. 수도권 명문 대중제 골프장들의 주말 티타임은 정식 예약 메뉴가 아니라 양도 게시판에서 찾을 수 있었다.

김씨는 원래 골프장 그린피보다 인당 2만원 높은 요금을 내고 티타임을 양도받았다. 김씨는 “양도자의 계좌로 인당 2만원을 선입금하고 22만원은 현장 결제하는 조건으로 티타임을 잡았다”며 “게시글에 다른 골프장의 다른 시간대도 다량 보유하고 있다고 적혀 있는 것을 볼 때 전문 예약꾼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티타임 암표상’이 골퍼들을 유혹하는 방식은 다양하다. 우선 골프장이 제시하는 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게시판에 글을 올린다. 가격에 매력을 느낀 골퍼들이 전화를 하면 양도비 명목으로 팀당 10만원 정도를 별도 계좌로 입금받는 식이다.

양도 게시판에서 암표상이 판친 것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드문 일이었다. 작년만 하더라도 양도 게시판에서 거래되는 예약은 그린피가 1만원가량 싸거나 카트비를 면제해주곤 했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급히 내놓은 ‘땡처리’ 상품인 만큼 가격이 낮았던 것. 하지만 올해 불어닥친 코로나19 사태 이후 골프 인구가 급격하게 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면서다. 한 대중제 골프장 대표는 “예약을 오픈하자마자 2~3분 안에 바로 마감된다”며 “한 아이디로 황금타임을 잡아가는 부킹꾼들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한다.

인터넷 암표상으로 울상짓기는 골프장들도 마찬가지다. 경기 파주의 한 대중제 골프장 사장은 “암표상들이 팔고 남은 티타임을 대량으로 취소하면서 떨이 판매를 하는 피해를 보고 있다”며 “골프 예약 방식을 바꿔볼까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춘천의 한 골프장은 한 달 단위로 예약 시간을 열어주던 것을 1주일 단위로 바꿨다. 예약을 연 뒤 30초 만에 티타임이 모두 팔리는 일이 계속되자 골퍼들이 골프장이 티타임을 빼서 파는 것 아니냐는 불만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일부 골프장에선 암표상들이 자동반복예약 시스템인 이른바 ‘매크로’를 활용해 티타임을 선점하고 있다고 판단해 전산 방식을 바꿀 예정이다. 한 골프 예약업체 관계자는 “개인 간 거래여서 사이트에서 규제할 방법은 없다”며 “경찰 검찰 등 사법당국이 나서야 해결될 문제”라고 말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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