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에 고민 깊어지는 마이스…"디지털 인프라 확대해 수익 개선"

입력 2020-10-27 15:45   수정 2020-10-28 08:48


“일을 해도 운송비, 인건비 떼고 나면 남는 게 거의 없어요.”

지난 26일 행사장에서 만난 방송·영상장비회사 대표 A씨. 그는 “필요한 장비와 기술은 이전보다 배 이상 늘었는데 반대로 예산은 줄었다”며 긴 한숨을 내뱉었다.

행사를 온라인으로 전환하면서 기획·운영을 맡은 국제회의기획사(PCO)를 쏙 빼고 시스템회사와만 계약을 맺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그는 모르는 사람들은 그래도 돈을 번다고 생각하겠지만 “속사정은 전혀 그렇지 않다”며 답답해했다.
비대면 열풍에 산업 생태계 휘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불붙은 비대면 열풍에 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VR(가상현실)전시, 화상회의 등 온라인 행사 수요가 늘면서 비용은 늘고 수익은 낮아졌다. 여기에 IT(정보기술) 기업과 행사수주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손해를 보더라도 무조건 일을 따고 보는 ‘치킨게임’ 양상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에 이은 비대면 열풍이 전시장과 전시주최사, 국제회의기획사, 전시부스 및 무대 디자인, 인쇄·보안·등록·장비임대 등으로 이어지는 산업 생태계를 송두리째 흔들고 있다는 게 관련 업계와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예정됐던 기업회의, 국제회의 등은 80%가 취소되거나 연기됐다. 그나마 열린 20% 행사도 온라인 또는 하이브리드로 전환하면서 매출은 전년 대비 70%나 줄었다. 올 1월부터 10월 초까지 323건의 전시·박람회가 취소된 전시업계도 행사 규모는 줄어든 반면 방역 비용이 늘면서 수익성이 평소의 절반 밑으로 뚝 떨어졌다.

부스디자인회사 나라디자인의 최상규 상무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기관이 여는 행사는 연말까지 대부분 취소됐다”며 “행사도 줄고 그나마 열리는 행사도 온라인이 대부분이라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온라인은 보완재에 불과
온라인 행사는 비용이 덜 든다는 인식부터 바뀌어야 한다는 게 업계 입장이다. 온라인 행사는 기존 오프라인 행사에서 장소 임대비와 조성비 등 일부 고정비만 줄 뿐 오히려 비용이 더 들어간다는 주장이다.

진선미 한국PCO협회 사무국장은 “온·오프라인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행사의 경우 방역과 방송영상 시스템 등이 늘어 기존보다 1.5배 이상 비용이 더 들어간다”며 “기존 계약을 무시한 채 온라인으로 전환한다는 이유로 예산을 깎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디지털 전환에 따른 전문 인력과 인프라 부족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한국마이스협회와 정부가 청년취업과 마이스업계의 디지털 전환을 위해 시행한 ‘청년 디지털 일자리 사업’은 고용유지지원금 등 이중지원 금지 조항에 묶여 기대했던 만큼의 효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국제회의기획업과 전시주최업 등 업계는 특별고용지원 업종으로 지정되면서 90% 가까이가 고용유지지원금을 받고 있다.

하홍국 한국마이스협회 사무총장은 “온라인은 오프라인의 대체재가 아닌 보완재일 뿐”이라며 “방역과 디지털 전환이 큰 흐름인 만큼 전시회 시설에 대한 방역 및 디지털 인프라를 확대해 업계 부담을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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