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엔지니어링, 2차전지용 드라이룸 생산…3년 새 수출 10배↑

입력 2020-10-27 17:32   수정 2020-10-28 01:18

“2차전지용 드라이룸 시장에서 독보적인 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눈에 띄게 수출이 늘어난 건 그 결과물입니다.”

박대휘 신성엔지니어링 대표(사진)는 최근의 수출실적 개선 비결을 이렇게 밝혔다. 2016년 7월~2017년 6월 207만달러(약 23억원)에 불과했던 이 회사의 수출은 지난해 7월부터 지난 6월까지 2005만달러(약 225억원)로 10배 가까이 불어났다. 이 같은 성장을 이끈 공로를 인정받아 박 대표는 지난 26일 한국무역협회와 한국경제신문사가 선정한 ‘한국을 빛낸 이달의 무역인’에 뽑혔다. 박 대표는 2004년부터 신성엔지니어링 대표를 맡고 있다.

1977년 설립된 신성엔지니어링은 제습시설과 냉동공조기기를 주력으로 생산해왔다. 2000년 이전에는 각종 상업건물과 기업을 대상으로 냉동공조용 설비 설치를 주로 해왔지만,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큰 전기를 맞았다. ‘초제습 고청정 드라이룸 시스템’ 생산에 나선 것이다.

이 시설을 특히 반긴 곳이 2005년 무렵 국내에서 본격화한 2차전지 시장이다. 2차전지 원료인 리튬은 수분과 닿으면 폭발한다. 따라서 철저한 제습 관리가 중요하다. 박 대표는 “30년간 제습 및 냉동공조 시스템을 만들어온 신성엔지니어링으로선 2차전지 기업들이 원하는 드라이룸을 생산하는 건 쉬운 일이었다”고 했다.

신성엔지니어링의 드라이룸은 국내 2차전지 생산현장 대부분에 도입됐다. 후발 기업들이 생겨났지만, 이 분야 1위 기업인 신성엔지니어링을 따라잡지는 못했다. 꾸준한 드라이룸 생산에 힘입어 이 회사의 매출은 2017년 1304억원을 달성했다.

2018년 들어 신성엔지니어링은 더 가파르게 성장할 계기를 맞이했다. 국내 2차전지 기업들이 폴란드 등 유럽에 생산공장을 짓기 시작하면서 이 회사의 드라이룸 수출에 불이 붙었다. 늘어나는 국내 매출에 수출 증가까지 겹치면서 신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2년 전보다 53% 증가한 200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중 해외 매출 비중이 32.2%다.

신성엔지니어링은 지열 및 태양광을 활용한 친환경 에너지 시스템 개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지열만으로 에너지를 공급하는 ‘지열 히트펌프 냉난방 시스템’을 국산화해 이 시장 1위 사업자가 됐다. 박 대표는 “국내 최대 규모인 6㎿(메가와트)의 지붕형 태양광발전 시스템을 귀뚜라미에너지에 공급했고, 2022년 완공하는 정부세종 신청사에도 이 시스템을 적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신성엔지니어링의 직원은 현재 210명이다. 최근 1년 새 10% 늘었다. 박 대표는 “회사가 커지면서 필요한 인력을 빠르게 충원했다”며 “앞으로 전체 매출 내 해외 비중을 50~60%로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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