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文, 4년째 '집값안정 돌림노래'…규제강화 멈추라" [전문]

입력 2020-10-29 14:33   수정 2020-10-29 14:36


원희룡 제주도지사(사진)는 29일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전세 시장을 기필코 안정시키겠다"며 또다시 규제 강화책을 시사한 것과 관련해 "당장 멈추라"고 비판했다.

원희룡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멈추십시오. 그건 옳지 않습니다. 집값도 못 잡습니다' 제목의 글을 올리며 "문재인 대통령이 4년째 (집값이 안정될 것이란) 돌림노래만 하고 있다. 오류를 인정하지 않고 계속 달리면 목적지에서 점점 멀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도심 재건축, 재개발을 다 막아 국민들이 원하는 지역에 새 아파트를 공급하지 않고 있다. 대출을 막아 금수저 아니면 번듯한 직장 가진 맞벌이 부부도 서울에 집 하나 살 수 없게 됐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원희룡 지사 페이스북 전문
<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멈추십시오. 그건 옳지 않습니다. 집값도 못 잡습니다.>

어제 대통령께서는 시정연설을 통해 "전세 시장을 기필코 안정시키겠다", "정부의 의지는 단호하다"며 단기적으로는 지속적 규제강화, 중장기적으로는 중형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내세웠습니다.

다른 사안도 대체로 그렇지만 이 정부는 특히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 오류를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어제도 그랬습니다. '방향은 옳다' '의지는 확고하다' '곧 정책효과가 나타나서 부동산이 안정될 것이다' 4년째 듣고 있는 돌림노래 아닙니까?

대통령은 작년 국민과 대화에서는 "부동산 문제는 우리 정부에서는 자신 있다고 장담하고 싶다"며 집값 안정을 약속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에서는 전월세 가격은 안정돼 있다"고 자부했습니다.

올해는 전세 시장을 안정시키겠다고 하셨지요? 지금 시장에선 "대통령이 내년엔 기필코 월세 시장을 안정시키겠다"고 약속할 것이라는 소리가 나오고 있는 형편입니다.

오류를 인정하지 않고 계속 달리면 목적지에서 점점 멀어집니다. 당장 멈추십시오.

임대주택 공급? 좋습니다. 저도 반대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시장에 존재하는 주택들의 거래를 얼어붙게 만들고 따로 돈과 시간을 들여서 물량을 공급한다는 게 상식적인 이야기입니까?

지금 정부는 공시지가를 올려서 보유세를 대폭 올리려 하고 있습니다. 세금 무서워서 집 못 사는 나라를 만들면 안 됩니다. 두 가지 이유입니다. 첫째 그렇게 해서 집값, 전세값 못 잡습니다. 둘째, 옳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자가보유율은 OECD 최하위권으로 50%를 조금 넘습니다. 미국 63%, 유럽 평균 66%, 스웨덴 같은 북유럽 국가 평균 72%에 한참 못 미칩니다. 우리는 내 집 마련이 필요한 나라입니다.

북유럽 복지국가의 70%가 넘는 국민은 자기 소유의 집에서 큰 세금 부담 없이 삽니다. 세금 때문에 의.식.주를 해결 못 하면 안 되기 때문입니다. 집은 담배나 도박처럼 세금으로 징벌할 대상이 아닙니다. 선진국들은 자가보유를 지원해 튼튼한 중산층을 만들어 놓습니다. 대신 국가는 모기지로도 집을 못 사는 저소득층과 이제 막 소득 활동을 시작한 청년들의 주거안정을 위해 세금을 씁니다. 그리고 이들이 중산층에 오를 수 있게 평생교육 사다리, 내 집 마련의 사다리를 놓습니다. 바로 이것이 복지국가입니다.

미국? 명목 보유세율이 유럽은 물론 우리나라보다 높지만 재산세 납부액과 내 집 마련을 위한 대출 이자를 소득세에서 공제해줍니다. 가만히 있는데 집값이 올랐다고 징벌적 세금을 맞지 않습니다. 자기가 살던 집과 지역을 떠나야 하는 '세틀리피케이션'을 당하지 않습니다.

이 정부는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도심 재건축, 재개발을 다 막아 국민들이 원하는 지역에 새 아파트를 공급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대출을 막았습니다. 금수저 아니면 번듯한 직장 가진 맞벌이 부부도 서울에 집 하나 살 수 없게 됐습니다. 집값 상승으로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는 청년의 울부짖음이 안 들리십니까?

그리고 세금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제 서울에서 30평대 신축 아파트에 살면 평범한 근로자 연봉만큼 보유세를 내야 할 형편입니다. 3종 세트입니다. 공급을 막고, 수요를 막고, 세금을 올렸습니다. 시장을 붕괴시켰습니다.

당장 멈추십시오.

국민이 원하는 지역의 주택 공급과 거래 활성화가 답입니다. 고가 주택 가격 상승에 따른 불로소득은 매매로 현금화했을 때 양도세로 흡수하면 됩니다. 양도세는 현금을 손에 쥔 후 내는 것이지만, 보유세는 없는 현금을 만들어서 나라에 바치는 것입니다.

노태우의 200만 호 건설과 이명박의 뉴타운이 집값을 안정시켰습니다. 세금으로 잡은 게 아닙니다. 세금 무서워 집 못 사는 대한민국이 돼선 안 됩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멈추십시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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