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배터리 초격차' 선언…"年 3조씩 투자, 독보적 1위 굳힌다"

입력 2020-10-30 17:20   수정 2020-10-31 01:19


LG화학이 2차전지(배터리) 사업 분할을 매듭지었다. 30일엔 ‘최종 관문’인 주주총회까지 넘었다. 국민연금의 반대, 소액주주들의 청와대 청원 등 숱한 이슈를 낳았던 LG화학 배터리 분할은 오는 12월 1일 LG에너지솔루션(가칭)의 공식 출범만 남겨 놓게 됐다. LG에너지솔루션이 경쟁업체들과의 격차를 더 벌릴 수 있을지에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분할 방식에 이례적인 큰 논란
LG화학 배터리 분할은 시작부터 논란이 됐다. 지난달 17일 이사회 결정이 있은 직후 곧바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반대 의견이 올라왔다. 금융소비자원 또한 “소액주주 이익을 훼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주가가 떨어졌고 주주들의 원성은 커졌다. 전례가 없을 만큼 기업 분할이 큰 이슈가 됐다.


분할 방식이 논란의 핵심이었다. LG화학은 기술력, 생산능력, 시장점유율 등 거의 모든 면에서 세계 1위다. 이런 배터리 사업을 LG화학은 100% 자회사로 두기로 했다. 이른바 물적 분할 방식이다. 일부 주주는 동의하지 못했다. 배터리 사업의 잠재력을 보고 LG화학에 투자한 소액 투자자에게 불리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이들은 이날 주총에서 “인적 분할해서 기존 주주도 배터리 회사 주식을 갖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인적 분할을 하면 기존 주주들도 분할 비율만큼 배터리 주식을 받을 수 있다.
외국인은 물적 분할에 대부분 찬성
LG화학의 최대주주는 지분 약 30%를 보유한 (주)LG다. 이 지분만으론 주총에서 분할 승인을 받지 못한다. 주총 참석 주식의 3분의 2 찬성이 필요해서다. 이날 참석 주식은 약 77.5%. 2대주주(지분율 10.28%) 국민연금이 ‘반대’ 의사를 밝힌 상황에서 30% 넘는 지분을 보유한 외국인과 기관 동의가 필요했다. 이들의 선택은 분할 ‘찬성’이었다. 참석 주식의 82.3%란 압도적 찬성을 받아냈다. 이들이 동의한 이유는 명확하다. 당장 배터리 주식을 갖고 못 갖고는 사업 성장의 핵심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LG화학이 100% 자회사로 떼어낸 이유는 돈이 필요해서다. 배터리는 반도체처럼 대규모 투자를 필요로 한다. 기술 개발과 설비 증설을 계속해야 한다. LG화학은 연 3조원씩 매년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완성차 업체 등 재무적 투자자(FI)를 상대로 신주를 발행해 빚을 내지 않고 돈을 마련하는 것이 LG화학의 복안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지분 희석이다. 100% 자회사로 출발하면 50% 희석까진 여력이 있다. 인적 분할은 다르다. (주)LG의 지분이 30%에 불과해 조금만 지분이 희석돼도 경영권에 문제가 생긴다. LG그룹으로선 물적 분할 외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셈이다.
배터리 압도적 1위 목표
분할 이후 LG에너지솔루션의 목표는 압도적 1위 달성이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초격차’란 단어를 썼다. 그는 이날 주총 인사말에서 “배터리 시장에서 초격차 지위를 더욱 확고히 하기 위해 분할한다”고 했다. 구체적 로드맵도 내놨다. 첫 번째 키워드는 ‘기술 초격차’다. 더 싸고 오래가는 배터리 개발에 나선다는 의미다.

‘생산 초격차’도 추진한다. LG에너지솔루션의 올해 말 생산능력은 120GWh. 이를 2023년 260GWh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LG화학과 1등을 다투는 중국 CATL도 이 정도 설비는 못 짓는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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