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정당 살아날 방법 있다"…원로 정치학자 최장집의 조언

입력 2020-10-30 22:37   수정 2020-10-30 22:56


진보 원로학자인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에서 당론과 배치됐던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품지 못한 더불어민주당을 언급하며 보수 정당의 재건을 위한 해법으로 '다양성'을 꼽았다.

30일 최장집 교수는 서울 여의도 정치문화플랫폼 '하우스'가 주최한 초청 강연에서 "조국 사태에 이견을 낸 한 명의 정치인(금태섭 전 의원)도 용인 못 하는 게 오늘날 민주당"이라며 "보수 정당은 반대로 여러 파벌을 명시적으로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장집 교수는 "국내 정치는 민주화 이후 보수·진보를 대표하는 정당을 통해 진행됐는데, 최근엔 보수 정당이 궤멸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보수 정당의 궤멸 시점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부른 '촛불 시위'를 꼽았다.

그는 "촛불 시위 이후 민주당으로 대표되는 진보는 국가주의·민중주의·포퓰리즘·민족주의를 결합한 '민중주의적 민족주의'로 우리 사회 헤게모니를 장악했다"며 "반면 보수는 영향력을 대부분 상실했다"고 말했다.

최장집 교수는 그 결과 "국가 권력이 지나치게 팽창돼 시민 사회의 자율성은 매우 축소됐다"며 우리 사회가 단원주의로 퇴행됐다고 주장했다. "진보 정부가 성립·운영되는데 진보 정당이 아닌 시민 운동이 동원됐고, 시민 운동은 '(정부에 대한) 지지와 (정부로부터의) 혜택'이란 구조 속에 국가에 흡수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어 "다원주의가 없는 시민사회가 도래하면서 언론의 자유, 비판, 자유로운 이견이 허용되기 어려운 사회가 됐다"면서도 "보수 정당은 재건을 통해 한국 민주주의 발전에 획기적으로 기여할 역사적 기회를 맞은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기회는 바로 자유주의다. 과거 냉전을 내세운 보수가 수용하지 못했고, 현재는 진보 세력이 내버린 자유주의를 보수가 잡아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최장집 교수는 남북 관계, 노사 관계, 경제 등 다방면에서 보수가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다양성을 핵심으로 꼽았다. 다원주의 사회에서 퇴행되고 있는 자유주의 가치를 보수 진영이 이를 무기로 삼아야 다시끔 재건할 수 있다는 게 최장집 교수의 논리다.

그러면서 보수 정당은 △진보가 추구하는 '남북 통일'이 아닌 '평화 공존'을 지향해야 하고 △냉전 시대처럼 한미 관계에만 매달려서는 안보를 성취하기 어렵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고 △노사 관계 속에서 민주주의 원리가 실현되도록 대변해야 한다고 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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