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윤맘의 육아타임즈]"애들이 뭐가 예뻐?"라던 애 아빠가 달라졌어요

입력 2014-04-10 16:46  

처음 엄마가 된 감격적인 그날! 그 첫날부터 모유수유 연습을 시작했다.
처음엔 젖이 돌지 않았다. 하지만 출산 후부터 최대한 빨리, 자주 수유연습을 해야 모성애를 끌어내는 호르몬이 활발히 활동해 젖이 돌 수 있다고 한다.
나도 최대한 빨리 가윤이에게 가장 좋은 초유를 먹이기 위해 수시로 수유실을 다녔다.

라온이(태명)가 뱃속에 있을때부터 예비맘 준비를 해왔기에 그 때부터 무조건! 우리 아이에게 분유는 안 먹이리라고 다짐했기 때문이다.
사실 요즘 분유도 모유만큼 좋은 분유들이 많지만, 모유가 좋다는 건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라 난 모유만을 고집했다.
라온이를 낳고 젖이 돌지 않아 아기가 분유로 배를 채우는 걸 보고 마음이 좋지 않았다. 내가 얼른 젖이 돌아 초유를 먹이고 싶은 마음이 커서 그랬을까? 아기가 자꾸 보고 싶어서 그랬을까? 아마 둘 다였을 것이다.
출산 후 몸도 온전하지 못하고, 잘 걷지도 못해 힘들었지만, 수유하러 오라는 콜이 없어도 신생아실 앞에서 어슬렁어슬렁하며 수유 연습하러 자주 다녔다.
그 덕에 산후 조리원 가는 날! 출산 딱 2일 만에 젖이 돌기 시작했다!
진짜 조금씩이었지만 그게 어디야! 방방 뛰며 있는 것 없는 것 다 짜낸 노란 초유! 고작 20cc지만 신생아 젖병에 담아 우리 라온이에게 먹였다~다행히 꿀꺽꿀꺽 잘 먹는 우리 라온 공주님!
하지만, 처음 수유해 보는 초보맘이었던 나. 모유 수유를 고집하는 것도 좋지만...왜 그랬을까 하는 생각도 든 적이 있었다.
그런 생각이 가장 크게 들었던 건...새벽이다. 너무 피곤한데 수유 콜이 2시간마다 한 번씩 울릴 때.
나도 좀 푹 자고 싶은데...새벽엔 "그냥 분유 먹여주세요"라는 말이 나도 모르게 입 밖으로 튀어나온다.
모유만 고집하던 예비맘의 모습은 어디로...? ‘나부터 살자’라고 주장하는 이기적인 엄마가 되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이 때! 이기적인 엄마를 단번에 눌러버릴 강적이 등장했으니...바로 애 아빠다.
새벽 콜을 잠결에 넘겨버렸을 때, 코골며 꿈나라 삼매경 중이시던 개그맨 정진욱 씨(다른 이름은 극성 아빠)께서 눈을 부릅뜨고 벌떡! 언제 잤냐는 듯 멀쩡하게 일어나는 것이다.

그리고는 "얼른 우리 라온이 밥 주고 와!"라며 내가 가기만을 기다리고 계시는 이 분...때문에 난 잠을 포기하고 터덜터덜 수유하러 갔다.

‘딸바보’ 라온아빠는 딸이 자꾸자꾸 보고 싶어지는지 수시로 신생아실 유리너머로 라온이의 얼굴을 보러 왔다갔다 하는 게 일이었다. 봐도 봐도 신기하고 사랑스런 내 딸! 아빠랑 붕어빵이라 더 귀여운 우리 라온이. 어떻게 이럴 수가! 내가 "진짜 신기해, 라온이가 오빠랑 정말 똑같이 생겼어"라고 말하면 "정말??"이라며 그렇게 좋아했다.
주변 아기 엄마들 보면, 아기들의 이쁜 면은 다 자신을 닮아 그렇고 못나거나 못생긴 면은 배우자 닮았다고 많이들 하더라.
일단 우리 시어머님부터가 그렇다. 라온이 낳기 전이었다. 어머님이랑 바람 쐬러 나가면서 내가 말했다. “어머님, 진욱오빠는 남자인데 다리가 너무 예쁜 것 같아요~” 그러자 어머님은 “하하하...나 닮았어~내가 왕년에 다리가 예뻤거든. 지금은 부어서 그래”라며 흐뭇해 하셨다.
하지만, “근데 어머님, 오빠는 입이 좀 많이 나온 것 같아요”라는 말을 하자 어머님은 “아빠 닮아서 그래~”라고 하셨다.

우리 남편도 예외는 없었다. 그저 본인을 닮아서 예쁘고 귀여운 거다.
남편은 늘 "날 닮아서 이렇게 예쁘고 귀엽구나!" 하며 입이 찢어져라 웃으며 아이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라온이 코가 너무 예쁘다, 오똑하니...”라고 하는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남편은 “나 닮아서 그래~”라고 능청스럽게 얘기한다. 그러나 “어, 우리 가윤이 발가락이 좀 통통하네”하니 “너 닮아서 그래~” 당신만은 안 그럴줄 알았어요.
진짜 아빠는 ‘딸바보’가 될 수 밖에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참 신기했다.
나보다 더 모유수유를 챙기고, 자기 닮아 예쁘다고 주장하는 건 시초에 불과했다. 아기를 낳고 난 후 우리 남편 정진욱 씨의 여러 이야기 소재는 온통 우리 딸 이야기뿐이었다. 심지어 잘 다투지도 않는 우리가 다투는 일이 잦아졌는데, 그 이유도 우리 딸 라온이였다.
갓 태어난 아기들이 가장 조심해야 할 것들 중 하나를 말해 보자. 아기는 머리로 숨을 쉰다는 말이 있다.
대부분이 알고 있듯 아기들은 머리에도 숨구멍이 있다. 머리뼈가 완전히 완성되지 않아서 있는 이 구멍을 천문이라고 한다. 사소한 거지만 극성 아빠 정진욱 씨는 내가 라온이 머리를 ‘쓰담쓰담’ 하면 벌컥 화를 냈다. “안돼, 안돼! 아기들은 머리로도 숨을 쉬기 때문에 만지면 안돼!”라는 것이다.
“그건 나도 알아, 조심해서 만지는 거야. 너무 예뻐서”라고 하면 극성아빠는 “그래도 만지지 마!” 라고 소리를 쳐서 나를 머쓱하게 만들었다. “아니, 숨구멍을 만지는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유난이야...”라는 생각에 난 삐쭉삐쭉 입이 나왔다.

정말 사소한 일에서도 라온이를 너무 위하는 아빠라서 이런 일이 잦다.
연애 시절 우리 남편은 아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남자였다. 아이를 좋아하는 나와는 다르게 아이들을 보고 "귀엽다"는 말조차 한 적 없는 남자! 아무리 예쁜 아가들을 봐도 별 감흥이 없었다. 근데 이게 웬걸! 자기 딸이 태어나자 이 남자도 다른 아빠들처럼 영락없는 딸바보였던 것이다.
자신의 조카들을 봐도 놀아주는 방법조차 모르던 남편이 달라진 것은 거의 ‘우리 아빠가 달라졌어요’ 수준이다. 딸이 생기니 달라진 게 또 있는데, 바로 다른 아가들에게도 관심이 생기는 것이었다.
"우리 라온이는 하루에 몇 번 깨요~ 얘는 어때요? 우리 라온이는 잘 웃는데~ 얘는 잘 웃어요?"라며 아기 엄마들에게 먼저 다가가 우리 딸 자랑하는 아빠의 모습, ‘딸바보의 정석’이다. 이젠 일을 나가도 안부전화가 오면 내가 먼저가 아니다.
"라온이 감기 안 걸리게 조심해!"는 물론,"라온이 잘 자고 있어~?"라는 등, 통화 내용이 온통 우리 딸 이야기로 가득해졌다. 하지만 전에 아이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어서 조금 걱정스러웠던 남편이 이렇게 180도 바뀐 모습은 정말 사랑스럽다.

이렇게 아빠까지 180도 바꿔 놓은 우리 딸 가윤이! 내 아이로 태어나줘서 고마워! 힘들고 지칠 때 너의 미소 하나가 그 어떤 보약보다 엄마 아빠에게 좋단다~(정리=한국경제TV 블루뉴스 이예은 기자)


★tvN `푸른 거탑`과 `코미디 빅리그`의 개그맨 정진욱과 그의 아내 송지연이 펼치는 ‘가윤맘의 육아 타임즈’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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